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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63)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33

“케이팝 스타에 도전할 거야?”

기사입력 : 2018-06-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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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의 말에 다시 웃었다. 그때 피자가 나와 콜라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산사와 데이트를 할 때도 많이 먹었던 피자였다.

김진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방탄소년단은 뉴스를 통해 처음 보았다. 앨범이 빌보드 200의 톱이라고 하여 노래를 들어보았으나 그에게는 요령부득이었다. 무슨 노래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고 멜로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열광한다는데 나는 알 수 없으니 뒤떨어진 거야.”

김진호는 웃고 말았다. 산사도 텔레비전으로 몇 번 보았다고 했다. 산사도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았다. 산사는 시연과 달리 케이팝보다 중국 민요인 산가와 민가를 더 좋아했다.

“시연이는 케이팝에 도전한다더니 어떻게 됐어?”

케이팝은 중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와 함께 중국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의 한 방송국이 케이팝 스타를 찾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해외의 청소년들까지 지원하고 있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톱을 하면서 중국 청소년들까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F는 부르는 게 값으로 백지수표를 내놓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가수들이 기업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디를 만들었어요. 형부가 서울 갈 때 제출해 줘요.”

시연이 말했다. 시디로 1차 오디션을 보는 모양이다.

“케이팝 스타에 도전할 거야?”

“해볼 거예요. 어차피 음악을 전공하잖아요?”

시연은 피아노도 잘 치고 기타도 친다. 대학에 가서는 음악을 전공할 예정이다. 틈틈이 작곡을 하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재능도 갖고 있는 것 같다. 시연이가 오디션에 진출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기획사들도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 시장은 15억 인구가 있지 않은가. 영미권 못지않은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국제우편으로 보내면 안돼?”

“에이 형부가 해줘요.”

“그럼 시연이가 스타가 되면 내 공로도 인정해주는 거야?”

“당근이죠.”

시연이는 여고생이다. 눈을 찡긋하자 귀여운 면이 있다.

“스타가 되면 나를 무시하는 거 아니야?”

“형부를 어떻게 무시하겠어요? 1등하면 매일 업어드릴게요.”

시연의 말에 산사까지 웃음을 터트렸다.

“업어주지 않아도 돼. 우리 회사 모델만 되어줘.”

“좋아요.”

시연이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김진호는 산사나 시연이가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잘 부르기 때문에 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여섯 살에 청장고원을 불러 15억 중국을 놀라게 한 중국 여자 가수 고준에 못지않았다.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고음이 뛰어나다.

피자를 먹고, 꼬치구이까지 먹은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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