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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71)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41

“바쁜 시간 아닌가?”

기사입력 : 2018-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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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날이 밝자 김진호는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사무실로 나갔다. 사무실에서 동대문 의류상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서울 사무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진호는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하고 잠시 쉬었다. 최지은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오전 11시가 되었을 때였다.

“바쁜 시간 아닌가?”

최지은에게서 의외로 빨리 전화가 온 것이다.

“기획사 사장이 출국한다고 해서 오늘 만났어.”

“벌써?”

“오늘 오후에 출국한다는데 어떻게 해?”

“그래서 어떻게 됐어?”

“시디를 보여주었는데 한번 데리고 오래?”

“가망이 있다는 거야 뭐야? 한국 사람도 아닌데 한번 데리고 오라니.”

“하겠대. 사장은 중국시장이 욕심 나는 모양이야.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워 고심을 하고 있는데 중국인을 우리 나라에서 데뷔시키고 그 중국인 가수를 발판으로 중국에 진출하고 싶어 해.”

“그럼 오케이 했다고 봐도 돼?”

“당근이지. 미국 갔다가 다음 주에 오는데 그때 봤으면 해.”

“학생이니까 다음 주 토요일이면 좋겠네. 어때?”

“알았어. 기획사 사장에게 이야기할게.”

김진호는 전화를 끊고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산사에게 먼저 전화를 해주었다.

“우리 신랑 최고다. 내가 맨날 업어줄게.”

김진호의 전화를 받자 산사는 뛸 듯이 기뻐했다.

“하하하. 산사가 나를 어떻게 업어? 내가 업으면 모를까.”

“고마워요, 신랑님! 애들이 다음 주에 서울 가야 돼요?”

“그럼. 기획사 사장을 만나야지.”

“애들이 좋아할 거예요.”

“가족이니까 다 잘되어야지.”

김진호는 산사와 통화를 한 뒤에 서경숙의 갤러리로 갔다. 그림을 가지고 가자 전은희와 심은지가 좋아했다. 서경숙은 김진호가 차를 마시면서 갤러리의 그림을 살피고 있을 때 왔다.

“오래 기다렸니?”

“아니야. 그림을 감상하고 있었어.”

“그림 가져오느라고 애썼다. 종종 부탁하마.”

서경숙이 미소를 지었다. 김진호는 서경숙의 사무실에서 마주보고 앉았다.

“누나도 참. 그림을 밀수하는 거야?”

“엄밀하게 말하면 밀수 아니야. 문화재로 선정되지 않은 거니까. 그래서 여러 개의 그림에 섞어서 가지고 들어오는 거야.”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도 있어?”

“모르는 게 좋아. 알면 다치는 수가 있어.”

서경숙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