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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남늬우스] 청사 앞 '불통 화분' 대신 '소통의 꽃' 필까?

기사입력 : 2018-07-03 10:34:00

'불통(不通)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정문 앞 대형화분이 최근 잇따라 철거되면서 모두 치워졌습니다.

청사 앞에 놓인 화분이 진정 청사를 단장하거나 민원인들에게 꽃향기를 선사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철거될 일도 없었겠죠. 청사마다 놓였던 화분이 불통의 상징이 되어 철거되기까지 그 과정을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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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청 정문의 2017년 2월 모습(위 사진·다음지도 캡처)과 최근 모습.

홍준표 전 도지사와 안상수 전 창원시장의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그해 6월 도청 정문 입구에 대형화분 130여개가 빼곡히 설치되더니 11월에는 창원시청 정문 입구에도 대형화분 130여개가 설치됐습니다.

이 공간은 시민사회단체 등이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던 곳이었는데, 느닷없이 화분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을 표출할 장소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지요. 이에 '신문고'와 같은 역할을 하던 장소가 사실상 봉쇄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죄 없는 화분에 '불통 화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연유입니다. 당시 도청 정문 앞에서 나락을 적재해 시위를 벌이던 농민들이 "집회시위 자유를 봉쇄하겠다는 의도"라며 "불통행정을 상징한다"고 질타하는 등 시민단체의 반발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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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의 2017년 2월 모습(위 사진·다음지도 캡처)과 2018년 3월 모습(다음지도 캡처).

경남도와 창원시는 시민단체의 거듭되는 철거 요구에도 불구하고 도시미관과 시민 편의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으로 일관하면서 화분은 불통의 상징으로 남게 됐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도정과 시정을 이끌어갈 수장이 바뀌면서 모두 철거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작년 8월 홍준표 전 지사 사퇴 이후 취임한 한경호 권한대행의 지시에 따라 경남도청 앞 대형 화분이 먼저 철거됐고, 올해 6월 27일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요청으로 창원시청 정문 입구의 대형화분들도 모두 철거됐습니다. 이처럼 민선 7기 출범에 맞춰 불통의 상징물이 하나씩 정리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도정과 시정이 불통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한 소통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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