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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제로’ 정책으로 경남도 재정상황 '심각'

경남도 재정 운용 ‘빨간불’… 부채가 된 필수예산 5000억원

기사입력 : 2018-07-05 22:00:00

김경수 도정 인수위원회인 ‘새로운경남위원회(인수위)’는 홍준표 도정의 채무제로 정책에 대해 “재정건전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지만 필수 재원이 부족해 추경 편성에 어려움을 겪도록 만드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을 초래한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이은진 인수위 위원장은 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홍 전 지사가 2016년 채무제로를 내세우며 긴축재정을 한 탓에 필수적 재원이 부족하다고 진단한 후 경남도 재정운용 정책의 정상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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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도청 현관에 김경수 도지사의 도정지표인 ‘완전히 새로운 경남’ 현판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왜 재정운용 어렵나= 인수위는 “경남도가 채무제로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로 편성해야 하는 예산인 데도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예산을 반영하지 못하고 차기로 미뤄 올해 이 같은 예산 규모가 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추경예산의 재원은 약 3600억원 정도로 신규사업은커녕 당초 편성하지 못한 예산만 충당하는 데도 약 12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인수위는 반드시 편성해야 하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차기로 넘겨 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시·군에 대한 조정교부금, 지방교육세, 중앙지원사업의 도비부담분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예산규모가 4801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또 12개 기금 폐지로 발생한 잉여재원 1377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고 기금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일반회계로 진행하면서 기금을 활용하던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은 낮아지고 일반회계를 활용한 사업에도 제약이 발생했다고 했다. 특히 지역개발기금의 누적 이익금 2660억원을 채무상환에 전용하면서 현재 지역개발기금의 여유자금은 16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 위원장은 “지역개발기금은 도 재정의 금고 역할을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공투자 확대를 위해 쓰여야 하는데 채무상환에 활용되면서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활용여력이 떨어진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채무제로 상황을 유지하려고 채무제로 선언 이후에는 필수 예산이 부족한데도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아 도의 잠재성장동력이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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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진 인수위원장이 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채무제로 달성했나= 채무제로 정책은 홍준표 지사가 2013년 2월 채무감축 5개년 계획을 수립, 2017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경남도는 계획보다 앞당겨 2016년 6월에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단기간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고 시·군 조정교부금, 지방교육세, 중앙지원사업의 도비 부담분 등 반드시 편성해야 할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채무제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채무제로 정책은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 한 노력에서는 평가할 만하다”면서 “그러나 갚아야 할 시기가 정해진 ‘채무’와 갚는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부채’에 대해 도민에게 소상히 밝히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실제 경남도는 채무 이외에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00억원 정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운용 정상화해야= 이 위원장은 경남도에 재정운용 정상화를 권고했다. 필수경비, 법정경비, 자체사업, 중앙정부지원사업의 도비부담분 등을 제대로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편성 중인 추경에서 지역개발기금 1500억원을 차입해 우선적으로 예산 편성 부족분을 충당하고, 2019년 예산편성 시에는 정상적인 예산 편성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재원마련 대책을 수립하라”고 했다.

이어 “향후에는 도의 재정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채무제로의 유지가 아닌 건전한 수준의 부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재정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남도의 실질성장 수준이 잠재성장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판단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성장동력 확충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경제활성화 및 민생경제 살리기를 위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등 경남도가 경제위기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고 권고했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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