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거부의 길] (1375)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45

“어디로 가요?”

기사입력 : 2018-07-09 07:00:00
메인이미지


저녁식사는 삼겹살과 소주로 시작했다. 여자들을 위해서는 맥주를 주문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중국에서 온 직원들을 소개하고 중국시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간단하게 했다. 식사를 앞두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잘못이다. 김진호는 5분 정도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이야기하고 중국과 함께 성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동대문 상가의 의류상인들은 중국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했다. 김진호는 중국을 동반자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호가 설립한 케이랜드에 동대문 상가에서 의류를 납품하는 상인들도 중국과 함께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식사가 끝난 것은 8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젊은 직원들은 2차로 호프집으로 몰려갔다. 김진호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그들과 헤어졌다.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응암동에 있는 단란주점으로 갔다.

“어머, 언제 서울에 왔어요?”

홍인숙이 김진호를 보고 반색을 하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어제 왔어요.”

김진호도 웃었다.

“이쪽에 앉으세요.”

홍인숙이 자리로 안내했다. 민소매 하얀 블라우스는 노출이 심하고 항아리 스커트는 무릎 위에서 한 뼘이나 올라가 있다. 술집 여자로서 퇴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연화는 그만뒀어요.”

장연화와 사랑을 나누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래요?”

“이제 술집에 안 나올 모양이에요.”

“장사는 어때요?”

김진호는 홀을 둘러보면서 물었다. 홀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좋지 않아요. 답답해 죽겠어요. 밖으로 나갈래요? 모처럼 데이트해요.”

“좋아요.”

“밖에서 잠깐만 기다려요. 옷갈아 입고 나갈게요.”

김진호는 밖으로 나왔다. 홍인숙은 가게를 다른 여자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오늘은 장사를 하지 않을 모양이다. 담배를 물고 불을 붙여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이내 홍인숙이 밖으로 나왔다. 하늘색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하늘거리는 원피스 자락이 보기에 좋다.

“어디로 가요?”

“저쪽에 개울이 있어요.”

홍인숙이 김진호의 팔짱을 끼고 개천 쪽으로 걸었다. 개천 길에는 벚나무가 우거져 있고 개울을 따라 만들어진 길에는 산책객들이 많았다.

“여기 괜찮죠?”

홍인숙이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좋네요. 시원하고….”

“달도 떴어요.”

홍인숙이 눈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