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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거울신경세포시스템과 재활

기사입력 : 2018-07-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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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창원 희연병원 물리치료과장


영화나 연극을 볼 때 우리는 감정이입도 하고, 가끔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일어나는 이유는 시청 중에 특정한 신경세포가 활발해지기 때문인데, 어떤 동작을 할 때와 다른 사람이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을 관찰할 때 동일하게 활성화되는 뇌 영역에 있는 세포, 즉 ‘거울신경세포’ 때문이다. 우리의 두뇌에는 거울뉴런 시스템(Mirror Neuron System , MNS)이라는 것이 있어 다른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보이면 나의 거울 뉴런을 통해 그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울신경세포시스템이 동작 이해와 모방에 관여한다는 연구에 기초하여 최근 재활분야에서 도입한 훈련방법이 바로 동작관찰훈련(action observation training)이다.

이 훈련방법은 뇌졸중환자, 파킨슨환자, 근골격계환자, 자폐아동 재활에서 유용한 훈련방법으로 직·간접적 회복을 통해 신경회로의 재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되며 재활치료 분야에서 잃어버린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는 재교육적 견해를 취하고 있다. 거울신경세포시스템에 기반을 둔 뇌졸중 후 운동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방법들은 동작관찰, 동작상상, 동작실행 조건이 결합되어 모방이 이뤄지는 것으로 간주한다. 뇌가 손상되면 움직임 실행과 관련된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많은 뇌조직이 손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관찰-실행 맞추기(action-execution matching)와 운동 모방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으며, 동작관찰을 하고 이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거울신경세포시스템이 동원되어 겉질척수로의 흥분성이 증가하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뇌졸중재활에서 거울신경세포시스템에 기초한 방법들은 환자가 뇌손상 이전의 의미 있는 운동경험에 기초해 운동시스템이 이미 투사돼 있는 동작들을 적용함으로써 더 많은 이점을 갖출 수 있다.

뇌졸중환자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동작 가운데 기능적 상하지 동작들이 나오는 동영상(수도꼭지 조작하기, 빨래 개기, 전화 걸기, 병뚜껑 열기, 다리 움직이기, 구르기, 앉아 일어서기, 몸통 움직이기, 장애물 걷기, 체중 옮기기)을 관찰하도록 하고, 치료사의 설명과 격려를 통한 모방 훈련 후 뇌졸중 대상자들의 상하지 기능을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동작관찰훈련의 적용 가능성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로봇에서도 동작관찰훈련 이론과 적용으로 필자의 병원에서는 상지로봇재활기기 라파엘 스마트 보드(팔뻗기 기능향상기기) & 글러브(다양한 재활 훈련 게임을 통해 손가락과 손목, 팔 기능의 재활훈련), 보행운동 기능 향상을 위한 하지로봇재활기기 Erigo Pro(기립단계), Lokomat Nanos(초기 보행 단계), Andago(자율 보행 단계)로 타당하고, 반복적이며 발병 전 경험해봤던 움직임을 환자 본인 스스로 동작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로봇이 환자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수정해주며 피드백을 통해 환자의 적절한 활성화를 이끌어 내는 재활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어 익숙하고 정든 가정의 조기 복귀를 실현해내고 있다.

김현섭 (창원 희연병원 물리치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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