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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노사갈등 장기화 … 곳곳 마찰·배송지연 속출

노조-직영 기사, 배송물건 ‘실랑이’

지난 8일 창원서만 40여건 신고돼

기사입력 : 2018-07-09 22:00:00


속보= CJ대한통운택배 노사가 대립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창원, 김해 등지에 비노조원인 직영 기사를 투입해 대체배송을 하면서 배송 지연은 물론 곳곳에서 노조원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9일 6면 ▲창원·김해·울산 등 영남권 CJ택배 배송지연 왜?)

9일 CJ대한통운택배와 전국택배연대노조 등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창원, 김해, 울산 등 영남권 노조 소속 택배기사에게 배당되던 물품을 공급하지 않고, 타 지역 직영 택배기사를 투입해 대체배송하고 있다. 앞서 택배연대노조는 대리점연합회와 지난 1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달 30일 경고파업을 한 바 있다. 이후 사측은 비노조 소속인 직영기사를 투입해 대체배송을 하면서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 소속 택배 기사에게 물품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소속 기사들과 직영 기사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체배송을 하는 직영기사와 물건을 찾으려는 노조 소속 기사들이 벌이는 소란을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가 지난 8일 창원에서만 경찰에 40여건 접수되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지난 7일 경찰이 CJ대한통운 화물차를 가로막거나 차량 아래 드러누워 배송을 막은 노조 소속 기사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테이저건(전자충격기)을 사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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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대립의 최대 쟁점은 택배분류작업에서의 ‘무임금’ 부분이다. 노조는 택배 물량이 늘어나 최대 6~7시간까지 작업이 진행되지만, 사실상 ‘무임금 노동’이라며 이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 교섭 대상인 대리점연합회 측은 분류작업이 택배기사들의 상품 인수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수수료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 창원성산지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노조 물건에 별표 2개(★★)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비노조원 물품과 구분해 노조원 물품만 빼돌리기를 하고 있어 생존권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경남에선 양산, 사천, 진주, 함안, 고성 지역 공터 등에 물건을 내려놓고, 대리점에서 문자를 통해 가져갈 것을 지시하면 직영 기사가 이를 받아 배송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택배지연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에 사는 강민현(27)씨는 지난 2일 온라인 주문한 물품을 6일 뒤인 8일 배송받았다. 강씨는 “화요일 배송이 시작돼 수요일쯤에는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늦을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SNS와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곳곳에선 강씨처럼 적게는 3~4일에서 많게는 1주일가량 배송지연을 겪은 소비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CJ대한통운택배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사측은 노조와의 교섭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교섭할 이유는 없다. 다만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리점연합회와 노조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지만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노조 소속 기사들의 물건을 빼돌렸다는 주장은 호도이며,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대체배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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