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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결산] '4강 독식' 유럽 초강세…아시아·아프리카 몰락

남미 브라질·우루과이 8강으로 체면 치레…북중미는 멕시코만 8강

기사입력 : 2018-07-16 07:47:36

유럽 축구는 역시 강했다. 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세계의 높은 벽을 또 한 번 절감해야 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유럽의 초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조별리그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등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아시아는 5개 출전국 중 일본만 16강에 합류했고, 나머지 4개국과 아프리카 5개국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남미 축구는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8강에 합류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지만 한 팀도 준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북중미 역시 멕시코만 16강에 진출하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 유럽, 4회 연속 우승…4강은 '집안 잔치'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중 가장 많은 13장의 출전권을 배당받고 개최국 러시아까지 포함해 14개국이 참가한 유럽은 여전히 세계 축구의 중심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프랑스가 결승에서 사상 첫 우승을 노리던 크로아티아를 4-2로 물리치고 1998년 자국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유럽축구연맹(UEFA)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탈리아의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 대회(스페인), 2014년 브라질 대회(독일)를 포함해 4회 연속 회원 국가에서 우승팀을 배출했다.

역대 우승 횟수에서도 유럽은 이번을 포함해 12번으로 9번의 남미 대륙을 압도했다.

특히 준결승에는 전원 유럽 국가가 진출해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4강 유럽 잔치'가 재현됐다.

유럽은 10개국이 조별리그 관문을 거쳐 16강행 티켓을 따내면서 일찌감치 강세를 예고했다.

프랑스는 새로운 황금세대인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등 젊은 피를 앞세워 7경기에서 6승 1무의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해 당분간 전성시대를 이어갈 것을 알렸다.

특히 19세의 골잡이 음바페를 주축으로 한 프랑스 공격진은 볼 점유율에서는 결승 상대 크로아티아에 39%-61%로 크게 뒤지고도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속도 축구'와 높은 골 결정력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준우승한 크로아티아는 4강까지 3경기 연속 '연장 혈투'에도 강한 투혼을 발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4강 진출국인 벨기에와 잉글랜드도 우승 후보로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또 스페인과 승부차기 대결 끝에 8강에 올랐던 개최국 러시아와 이탈리아를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따돌리고 본선행 티켓을 따낸 뒤 8강까지 오른 '바이킹군단' 스웨덴도 수비진의 철벽 방어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앞세운 포르투갈과 '무적함대' 스페인은 16강에서 진군을 멈췄다.

아울러 2014년 브라질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과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2 참패를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혔다.

◇ 남미의 4강행 좌절…아시아·아프리카는 부진

유럽과 함께 세계 축구의 양대 축을 형성했던 남미 대륙은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 길목에서 한 팀도 살아남지 못했지만 그나마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8강에 오르며 체면 치레를 했다.

역대 월드컵 사상 최다인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은 16강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2-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벨기에에 1-2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다 우승국인 브라질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했고, 2014년 자국 대회 때 4강에서 독일에 1-7 참패를 당했던 불명예를 씻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다만 간판 골잡이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앞세워 재건 가능성을 보인 건 그나마 러시아 월드컵에서 거둔 성과로 평가된다.

우루과이도 조별리그 A조 3전 전승을 거둔 후 16강에서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을 2-1로 돌려세우며 8강에 올랐지만 프랑스의 벽에 막혀 더는 진군하지 못했다.

마지막 황금세대인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와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가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음에도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간판으로 내세운 아르헨티나는 2014년 브라질 대회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는 프랑스와 16강 대결에서 난타전 끝에 3-4로 패하면서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메시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월드컵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르헨티나로서는 아쉬움이 큰 대회였다.

콜롬비아는 16강에 안착했지만 잉글랜드에 승부차기 대결 끝에 지면서 8강행이 좌절됐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아시아는 한국과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5개국이 본선 무대를 밟았고, 아프리카도 이집트와 모로코, 튀니지,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 5개국이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

하지만 16강에 유일하게 오른 일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가들은 전원 조별리그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일본은 H조 3차전인 폴란드와 경기에서 0-1로 지고도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페어플레이 점수에 힘입어 가까스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16강 상대 벨기에에 먼저 두 골을 뽑고도 내리 세 골을 내주는 2-3 역전패를 당한 게 한이 됐다.

한국도 F조 3차전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독일을 2-0으로 물리치는 '그라운드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스웨덴과 1차전 0-1 패배, 멕시코와 2차전 1-2 패배를 극복하지 못한 채 1승 2패, 3위로 밀리면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아시아의 유럽'으로 불리는 호주 역시 C조에서 1무 2패로 탈락했고, 이란도 B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3위에 그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5개국은 이집트 A조 4위(3전 전패), 모로코 B조 4위(1무 2패), 나이지리아 D조 3위(1승 2패), 튀니지 G조 3위(1승 2패), 세네갈 H조 3위(1승 1무 1패)로 전원 조별리그 탈락의 좌절을 맛봤다.

한편 북중미 대륙은 3개국이 본선에 나왔지만 멕시코만 16강에 올랐을 뿐 파나마와 코스타리카는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합뉴스/


프랑스-크로아티아 월드컵 결승 장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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