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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대산면 농수로서 물고기 수백마리 떼죽음

중포마을 일대 500m 구간서 발견

시·환경단체 등 수십명 현장조사

기사입력 : 2018-07-16 22:00:00

창원 대산면의 한 농수로에서 이틀새 물고기 수백 마리가 폐사해 관계당국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16일 창원시와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의창구 대산면 우암리 중포마을 진산대로 일대 폭 8m의 농수로 500m 구간에서 죽은 물고기 500여마리가 떠올랐다. 시는 물고기가 15일에서 16일 오전 사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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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한 수로에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가 떠올라 있다./김승권 기자/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농수로에서는 의창구청과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등 수십명이 현장조사를 하는 한편 수면으로 떠오른 잉어, 붕어, 동자개(빠가사리)를 수거하고 있었다. 또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약 60여m 구간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죽은 물고기들을 건져올렸다. 물고기 사체는 30~80㎝ 길이로, 농수로와 연결된 하천인 중포교 일대에서도 10여 마리가 목격됐다. 죽은 물고기들이 고온 탓에 빠르게 부패해 이날 중포마을 일대에는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농수로 앞에서 만난 주민 이모(73)씨는 “평생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데 물고기 수백 마리가 하루 이틀 사이에 죽은 것은 처음 본다”며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낚시객이 해코지를 했거나 논농사를 위해 뿌린 농약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다른 주민은 “농약도 해마다 뿌렸는데 아무 일도 없었지 않느냐”며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물고기도 숨을 못 쉬어서 죽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시가 15일 낮과 16일 오전에 측정한 수온은 각각 34도와 30도였다.

물고기 폐사의 원인을 모르기는 관계당국도 마찬가지다. 창원시와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크기가 작은 물고기들은 보이지 않고, 큰 물고기들만 죽은 채 발견된 것이 이상하다”며 “일주일 전쯤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항공 방제하는 과정에서 농약 일부가 농수로에 살포된 탓인지, 아니면 최근 수온 상승으로 용존산소가 부족했던 탓인지 정확한 원인은 현재까지 알지 못해 다방면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수거한 물고기 사체와 시료, 농수로의 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븐석을 의뢰했다. 원인 규명까지는 최소 일주일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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