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진단] 경남경제 위기 어디까지

경제지표 모두 역주행... 경남 성장엔진 식는다

기사입력 : 2018-07-22 22:00:00


경남 경제지표가 모두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역내총생산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지수, 소비, 취업자수, 수출까지도 감소하고 있다. ★관련기사 10면

경남발전연구원(경발연) 김진근 선임연구위원과 조주현 연구위원은 ‘경남발전 6월호’ 기획특집을 통해 경남의 성장엔진이 식어가는 원인으로 조선, 기계, 지동차 등 주력 제조업종의 투자활력 저하, 지역혁신역량의 미흡, 산업집적효과의 한계 등을 지목했다. 민선 7기 도정의 산업정책 초점은 지역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인이미지
창원산단 전경./경남신문DB/


◆경남경제 현주소= 경남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4~5%대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1%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특히 2014년, 2015년의 성장률은 각각 0.8%, 0.3% 등 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6년(잠정치)에는 0.1%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조선산업의 구조조정과 GM사태 등의 영향은 최근 경남지역의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018년 1분기 경남지역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1.6%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16년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제조업의 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2017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8년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0.9%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비의 경우 2016년까지 경남지역 대형소매점 판매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남지역 대형소매점 판매는 2016년 2.5% 증가했으나 2017년에는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2018년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다.

고용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2018년 4월 중 경제활동인구는 전년동월대비 2000명 증가했으나, 취업자는 7000명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각각 1만2000명의 취업인구가 감소했으며, 임금근로자가 1만7000명 감소했다.

대외거래도 악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경남의 수출은 2011년 (658만3400만 달러)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2017년에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2018년 2월에 전년동월대비 -10.1%, 3월에 -9.1%, 4월에 -54.7%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기 원인= 경남경제는 인구구조의 변화, 투자부진 등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반영해 주력 제조업의 성장잠재력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는 추세에 있다. 경발연은 경남의 성장엔진이 식어가는 원인으로 조선, 기계,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종의 투자활력 저하, 지역혁신역량의 미흡, 산업집적효과의 한계 등을 지목했다.

특히 경남의 주력 제조업은 중국, 인도 등 후발경쟁국과의 기술격차가 빠르게 축소됐고 공정 중심의 산업구조로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투자활력을 잃고 있다. 또 경남경제가 내연적 성장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여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나, 경남지역의 혁신역량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당히 저조한 수준에 있다.

경남은 산업집적으로 주력제조업의 산업특화도는 높은 반면 다양성은 부족하다. 경발연은 주력제조업의 산업특화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기술의 융복합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대에 산업 다양성 부족은 경남경제의 성장모멘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육성방향= 경발연은 당면한 경남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민선 7기 도정의 산업정책은 지역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주력 제조업종은 대부분 성숙기에 진입해 저성장 기조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중국의 추격뿐 아니라 새롭게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변화된 기술 및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성 향상, 생산방식 개선, 규제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발연은 지역 주력 제조업의 전체 생산공정 중 부가가치가 높은 공정을 국내에서 수행하고 그렇지 않은 공정을 국외로 내보내는 국내 가치사슬 고도화도 산업 육성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수소자동차 부품 연구개발, 조선 및 해양기자재 국산화, IMO(국제해사기구) 등이 제정하는 국제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고급 기술 및 제품 연구개발 등을 추진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신성장동력 산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경남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검토할 수 있는 유력 산업은 150인승 규모의 중형 민항기 제조산업을 추천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의 국제공동개발(RSP)을 추진하는 것이 유망한데, 이는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 전략기조에 부합한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무인항공기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는 것과 부품소재산업 분야에서 항공기 복합재 개발에 도전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지역내 대형 조선사에 해외로부터 선박주문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있어 해양플랜트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박 평형수 관련 설비, LNG벙커링 기자재 개발 등 선박분야에서의 국제적 환경이슈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기자재 및 부품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의 조선해양산업 기반을 잘 활용해 재생에너지 설비산업(해상풍력 설비 등)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발연은 "기계, 장비, 부품, 금속산업기반 및 수송기기산업 기반을 활용해 방위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화하는 종합전략 수립이 필요하고, 로봇산업과 센서산업 등과 같이 4차산업혁명 기술과 연관되면서 경남지역 주력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연관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종훈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