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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작가 콜라보 관제탑에서 만나요

ACC프로젝트, 마산합포구 창동 리좀서 사업설명회

국제레지던스·창원리좀레지던스·예술인파견사업 등

기사입력 : 2018-07-22 22:00:00


창원에서 국내, 해외 작가들의 협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레지던시(예술가가 일정 기간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가 열리고 있다. 작품과 예술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항운노동조합 부지에 있는 옛 마산항 관제실이다. 레지던시에는 국내외 작가 10명이 참가하고 있다.

레지던시를 주관하는 ‘ACC(Art & Cinema Communication) 프로젝트(이하 ACC)’는 지난 21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카페 리좀에서 사업설명회를 열어 사업 개요와 작가 작품, 오픈 스튜디오 등을 소개했다.

ACC는 지난 2013년 ‘창동 레지던스’를 계기로 창동에 복합문화예술공간 ‘에스빠스 리좀(씨네아트, 갤러리, 카페, 레지던스)’을 만들었다. 4개 프로젝트 중 레지던스만 여러 사정으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며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전시를 여는 정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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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익진 ACC 프로젝트 대표는 “그동안 지역 유일의 예술영화전용관인 씨네아트 리좀 운영 안정화를 위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레지던시를 5년 만에 다시 잇게 됐다”며 “프로그램들은 다원적, 대안적, 융합적 방법을 통해 더 넓은 문화예술적 토양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ACC 올해 테마는 ‘소소사(小小史)의 3·15’다. 하효선 큐레이터는 “개개인의 일상에서 구축된 선호와 취향 등으로 결정되는 행동양식의 축적을 추적하기 위해 ‘소소사’라는 용어를 만들었다”며 “3·15 의거와 같은 역사적인 것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개별적인 특성들이 오히려 더 중요시돼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소소사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테마를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외에서 초청된 예술인들이 마산이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예술의 소재로 삼아 다각도로 조명하고 표현한 것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삼음으로써 ‘로컬’과 ‘글로벌’의 연계를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서 임태홍 마술사와 손상민 극작가는 남아공 리콜렌느 작가와 콜라보레이션한 ‘프리스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관객들에게 밝은 색감, 새로운 냄새와 맛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감각 경험을 선사하며 남아공의 전통과 정체성, 정치구조를 둘러싼 ‘복잡성’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해 호응을 얻었다.

ACC는 7월부터 12월까지 국비 지원으로 2018 아르코국제레지던스 개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 레지던스에는 프랑스 부부인 마르시알 베르디에 (사진, 비디오)와 비르지니 로케티(설치, 비디오, 봉재), 태국인 사라부트 추터윙비티(설치, 사진, 회화, 퍼포먼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리콜렌느(회화, 설치,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등 4명의 작가가 입주했다. 이들과 함께 최정민 영화감독과 김요섭 소설가가 협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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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화예술원 공모에 선정된 창원리좀레지던스 사업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사업에는 김소해, 조성후, 오승언, 김서래, 이수정, 양서준 등 20·30대 젊은 작가 6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작가에 대해서는 인큐베이팅에 방점을 두고 작품 창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외 레지던스 작가들을 만나려면 공사가 한창인 서항지구 해변공원의 관제탑으로 가면 된다. 옛 마산항 관제실에서 레지던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항운노동조합 부지에 있는 옛 마산항 관제실은 1985년에 지어진 5층짜리 건물이다. 해상교통관제센터가 문을 열면서 쓰임을 얻지 못한 이 공간은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활용되며 활기를 띠게 됐다.

오는 8월 30일까지 프랑스 부부 작가의 사진과 설치, 영상들로 관제탑 입주 오픈 전시 ‘소소사(小小史), 그리고’가 열리고 있다. 참여작가인 마르시알 베르디에는 “바다가 보이는 이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창원이라는 지역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도전적인 작품세계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술인을 파견해 기업·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예술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도록 하는 예술인 파견사업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해 오는 11월 마무리한다.

공연과 전시도 줄지어 마련된다. 내달 창동에서 뉴질랜드아타미라 댄스 컴퍼니(Atamira Dance Company)의 춤판이 열리는데, 마오리족이 전쟁터에 나갈 때 추는 전통춤이자 뉴질랜드의 중요한 국가행사에서 공연되는 하카(Haka)를 선보인다. 10월께 그동안 작업 성과를 모아 2018 리좀 아트 페스티벌도 성대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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