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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립선암- 시원하게 볼일 못 본다면 ‘전립선 이상’ 의심

진행 속도 느려 초기엔 배뇨장애 증상 잘 안 나타나

50세 이상일 경우 1~2년마다 한 번씩 정기검진 필요

기사입력 : 2018-08-13 07:00:00


전립선은 남성의 방광 밑에 밤톨만한 크기로 요관을 감싸고 있는 기관으로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일종의 호르몬 기관이다. 또 소변과 정액이 통과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사정액의 30%를 담당하는 전립선액을 생산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립선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소변을 볼 때라든지 정액을 배출할 때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대표적 전립선 질환으로 만성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이 있고, 악성질환으로는 전립선암이 있다. 전립선염은 20~40대에 호발하고, 50대 이후에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많이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다고 나중에 전립선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전혀 다른 질환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이 진행해서 전립선암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립선암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호발 연령대가 비슷하고,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같이 존재하는 경우도 많아서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서로 관련됐다고 오해하는 환자분들이 많은 것 같다. 반대로 전립선비대증 없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많다. 따라서 배뇨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도 5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1년 또는 2년마다 한 번 정도 전립선암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전립선암의 증상은= 거의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전립선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전립선비대증처럼 배뇨 증상이 전립선암의 증상으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두 질환은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왜냐하면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둘러싸는 이행대 부위에서 발생해 소변 통로를 막기 때문에 배뇨증상을 일으키지만,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바깥부분인 말초대에 발생하는데 요도와 멀리 떨어져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전립선암이 진행돼 요도를 압박하면 배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전립선암의 조기 검진,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전립선암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조기에 전립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선별검사인 직장수지검사와 혈청 전립선특이항원검사인 PSA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전립선암은 아직 국가 암 검진 사업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50대 이상의 남성들은 매년 또는 2년마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면 조기에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다. 선별 검사에서 전립선암 의심결과가 나오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되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75세 이상의 증상이 없는 노인분들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전립선암 조기검진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 전립선암의 진행 속도= 다행히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아주 느린 암 중에 하나이다. 전립선암은 초기에 전립선 안에 국한돼 있다가 점점 크기가 커지면서 배뇨 증상을 나타내고, 전립선 피막을 침범하게 되며, 주변 장기 침윤과 원격전이를 통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진행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전립선암에 의한 사망보다는 자연사하는 환자가 많았다. 서양에서 자연사한 남성을 대상으로 부검을 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자연사 남성의 약 30%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실제 살아있을 때 전립선암의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이 중 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대 여명이 길어지고 젊은 나이에 진단된 전립선암 환자가 많아지면서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진행된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짧은 시간에 악화되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 전립선암 치료= 조직검사에서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전립선 특이항원수치와 조직검사에서의 암 분화도 그리고 임상적 병기를 종합해서 전립선암 저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 세 군과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나눌 수 있다. 전립선암 저위험군 환자에서 기대 여명이 10년 미만이고 분화도가 좋은 초기 암환자의 경우 치료하지 않고 지켜보는 대기관찰요법을 할 수 있고, 기대여명이 10년 이상 예상되는 환자, 보통 75세 이하 환자의 경우 근치적전립선 적출술인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중위험군과 고위험군에서도 완치를 위해 수술적 치료를 하는데 만약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또는 호르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전이성 전립선암의 환자에서는 완치가 목적이 아니라 병의 진행정도를 늦추기 위해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 전립선암 수술은 어떤 수술인가= 전립선암 수술은 간단히 설명하면, 전립선을 제거하고 방광과 요관을 다시 연결해주는 수술이다. 그러나 전립선 주변에 성기능 관련 신경과 괄약근이 위치하고 있는데, 수술 중 이러한 전립선을 감싸고 있는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 성기능 감소와 요실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은 이러한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전립선암 조직은 모두 제거해야 하는 난도가 있는 수술이다. 전립선암 수술에는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 그리고 다빈치 로봇 수술이 있다. 개복수술은 절개창이 크고, 수술시야가 좋지 않지만, 손이 자유로워 수술하기 편하고, 복강경수술은 절개창이 작지만 도구를 조작하는데 부자연스러운 단점이 있다. 그러나 다빈치 로봇 수술은 절개창이 작고, 로봇 팔이 손가락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시야가 3차원 입체 영상으로 10배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방법=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식습관을 먼저 바꾸는 것이 좋다. 육류는 콜레스테롤 또는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량을 줄이고, 채소나 과일은 1주일에 5회 이상 섭취를 해주는 것이 좋겠고, 두부, 된장 같은 콩류나 아몬드, 토마토, 홍당무 같은 채소 섭취를 추천한다. 물론 식단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단기적으로 전립선암 예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나쁘다고 알려진 음식보다는 좋은 영향을 주는 음식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창원경상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천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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