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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00)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70

“우리 산사 최고야”

기사입력 : 2018-08-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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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고향에 옛날 그림이 있다는 것은 뜻밖이다. 어쩌면 아주 오래전 그림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럼 연락을 해서 산사에게 보내라고 해. 그림이 괜찮으면 누나가 그림값을 넉넉하게 지불할 거야.”

중국의 그림은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 한국은 산수화가 많은데 중국은 인물화도 적지 않다.

“알았어요.”

“누나가 산사를 더 이뻐하겠네.”

김진호는 산사를 안아서 침대에 눕혔다. 타월을 벗기자 그녀의 알몸이 드러났다. 눈이 부시게 예쁜 몸이다.

“우리 산사 최고야.”

김진호는 산사에게 엎드렸다. 산사가 까르르 웃으면서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았다.

“우리 신랑 사랑해요.”

산사가 키스를 했다. 김진호는 산사를 꼭 껴안았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이튿날 오후가 되자 심은지를 만나 고미술상가로 갔다. 북경의 고미술상가는 헌책방과 함께 있다. 심은지는 차에서 기다리고 김진호는 산사를 데리고 상점으로 들어갔다. 상점에는 도자기와 불상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서예작품도 있고 목공예도 있었다. 심은지가 말한 동양화는 현대 작품과 고미술로 분류되어 있었다. 동양화 전문 상점이 아니라 공예품 상점 같았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그림은 얼마요?”

동양화를 살핀 뒤에 주인에게 물었다. 주인은 50대 중반의 뚱뚱한 사내였다.

“어떤 거 사시게요?”

난초 그림을 보고 있는 김진호에게 주인이 다가왔다.

“동양화를 전부 샀으면 하는데….”

동양화 중에는 난을 그린 그림도 네 점이나 되었다.

“점당 5000만 내세요.”

“5000이요? 너무 비싸지. 유명 화가 작품도 아닌데….”

“그럼 왜 삽니까?”

“그냥 표구해서 팔라고요. 나는 상해에서 고미술상을 하고 있어요.”

“그럼 점당 500을 빼드릴게요.”

주인은 타고난 장사꾼이다. 흥정을 하려고 했다.

“그러지 말고 통째로 합시다. 얼마면 돼요?”

“통째로요?”

“그래요. 이 그림 전부를 살 테니까 2만5000 어때요?”

주인은 4만 위안을 내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산사가 사지 말라고 옆에서 거들었다. 결국 옥신각신하다가 3만5000위안에 거래가 성사되었다. 3만 위안에서 1만 위안은 플러스마이너스라고 했으니 나쁜 거래는 아닌 셈이었다. 그림을 사가지고 심은지에게 전달했다. 심은지가 잘했다고 기뻐해 주었다.

김진호는 산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는 공항으로 출발할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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