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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오피스텔 전세금 피해’ 보상 막막

[피해자 구제는?] 잠적한 공인중개사 검거 시일 걸려

체포 후 보상 받으려 민사재판 열려도

기사입력 : 2018-08-20 07:00:00


공인중개사가 130여명의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수십 억원을 갖고 해외로 잠적하면서,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어떻게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도내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2개 오피스텔의 임차인(세입자)들이 잠적한 공인중개사 A(56)씨로부터 피해를 구제받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도피한 공인중개사를 검거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A씨를 체포한 경우에도 피해를 구제 받으려면 민사재판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 또 재판으로 이어지더라도 피해액이 너무 커 온전히 배상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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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경남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변호사는 17일 기자와 통화에서 “해외로 잠적하면 수사 진척이 더딜 뿐만 아니라 설령 한국에 돌아와 사기, 위조사문서 행사,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이미 가진 돈을 다 처분하거나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추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공제회에 가입했겠지만 한도가 1억원에 불과해 배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 관계자도 “공제회를 통한 피해 회복은 사실상 힘들다”고 했다. 중개사고 발생 시 중개업소가 가입한 공제회에서 받을 수 있는 배상은 사고 건수에 상관없이 업소당 연간 1억원(의무)이며, 잠적한 공인중개사도 1억원 한도의 공제회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건당 1억원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거래 건수와 계약자 수와 상관없이 한 해 1억원 한도여서 피해자 130여 명, 피해액수 40억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지난 2012년 2월 당시 국토해양부 (현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거래 건별 1억원 이상을 보장하는 공제 등에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중개업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A씨가 검거되지 않더라도 민사재판을 통해 배상을 받을 방법이 없진 않다. 피해자(임차인)들이 잠적한 공인중개사가 아닌 임대인(오피스텔 소유주)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가진 계약서와 임차인이 가진 계약서가 각각 다르므로 A씨의 사기 행각을 증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재판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방법을 통한 피해 회복 과정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법인 더킴 김형석 변호사는 “임대인이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모든 관리를 맡겨 대리권이 있는 상태로, 이 경우 소유주인 임대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보증금반환청구소송 판례가 있다”며 “소송을 하게 된다면 구체적인 계약체결 경위(위임장 제시 여부, 인감도장 첨부 여부)에 따라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피해자 있고, 못돌려받는 피해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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