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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함평 나비’와 ‘함안 나비’-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기사입력 : 2018-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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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우인 공인회계사 이상준이 출간 준비 중인 글에 재미있는 대목이 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1492년)이 임진왜란(1592년)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신대륙에서 금은보화 등 수많은 재화와 신작물들을 약탈했고, 이렇게 쏟아진 신대륙의 재화는 당시 동방무역을 주름잡았던 포르투갈 상인에 의해 일본에까지 전파됐으며 이 과정에서 1543년에 포르투갈 상인들이 처음 조총을 가지고 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총의 힘으로 일본 천하를 통일하고 중국 대륙까지 집어삼킬 목적으로 일으킨 전쟁이 1592년의 임진왜란이다.’

하나의 사건, 또 다른 의미로는 서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일도 묘한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글이다. 여기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발전의 상관 관계’를 명제로 함안군을 본다.

함안군 법수면 악양 둑방에는 경비행장이 있다. 폭 20m, 길이 400m의 활주로 1곳이 있는 이곳에서 환경부의 환경감시용을 비롯해 10여 대의 경비행기가 계류돼 있다. 순수 개인용도 있지만 비행조종훈련용이나 관광용도 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경주마 휴양조련사업 및 말목장 사업을 하고 있는 함안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항공 인프라를 잘만 활용한다면 경비행기산업이 승마와 함께 함안만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남 함평군은 지난 1999년 나비와 자연을 테마로 나비대축제를 만들었다. 공무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주도한 이 축제가 곧 성년을 맞는다. ‘나비’는 함평이라는 브랜드 네임 밸류와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일등공신이 됐다.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물론이다. 함평 나비대축제는 공무원 몇 명의 열정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공무원이 지역사회 구조변화를 주도했던 이 같은 사례를 두고 다시 함안의 현실을 보면 경비행장이라는 ‘함안의 나비’를 모티브로 경량항공부품산업을 함안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물론 그 주체는 함안의 공무원이 돼야 한다.

조근제 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사천의 항공우주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항공우주복합소재·자동차부품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함안에는 비록 한 곳이기는 하지만 항공우주부품업체도 있다. 항공우주산업에 관한 한 불모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항공우주산업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첨단산업으로 분류해 볼 때 함안 성장을 담보하는 미래 산업으로 삼아볼 가치가 있다.

이상준은 ‘세상은 생각하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의 글을 살짝 비틀어보면 ‘지방은 공무원이 고민하는 것만큼 발전한다’가 된다.

허충호 (함안의령본부장·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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