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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인사청문회 ‘의원불패’- 김진호 정치부 부장

기사입력 : 2018-09-14 07:00:00


인사청문회는 고위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당사자가 맡을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 데 적합한 업무능력과 인성적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국회에서 검증하기 위해 2000년 6월 도입됐다. 2005년 7월 국무위원 내정자까지로 대상이 확대됐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은 단 한 번도 낙마하지 않아 ‘의원불패(議員不敗)’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 부총리겸 교육부장관 등 모두 11명의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 중 현역의원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유 후보자는 전문성 부족에 딸 위장 전입, 아들 병역면제, 피감기관 내 임차 등 의혹이 불거졌다. 남편 회사의 사내이사를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해 공무원법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로 인해 지명철회 국민청원도 6만여명이 서명했다.

▼유 후보가 오는 19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 관문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쉽게 넘어갈 문턱을 만들지 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한국당은 유 후보가 교문위원으로 갑질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바른미래당은 차기 총선으로 임기가 1년 또는 1년 2개월에 불과해 정책 일관성과 중장기 비전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며 낙마 타깃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유 후보자 흔들기가 이어지면서 ‘현역 의원 불패신화’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청문회가 평양정상회담에 묻힐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해 11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는 ‘쪼개기 증여’ 등 의혹을 받았지만 여당의 비호에 힘입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받지 못했음에도 장관 자리에 올랐다. 홍 장관은 어렵게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신설한 부처의 수장을 맡았지만 활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청와대 주도의 정책 추진으로 장관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이 할 일을 청와대에서 좌지우지하면서 장관들이 아예 ‘바지사장’이란 비아냥도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만이 문재인 정부의 주인공이 돼서는 안 된다.

김진호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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