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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겐 풍성한 한가위지만 또 누구에겐 쓸쓸한 한가위

도내 ‘이웃 나눔 손길’ 크게 줄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감소

공동모금회 기부금 3억1448만원

기사입력 : 2018-09-18 22:00:00

“추석이 추석 같지 않네요.”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도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손길이 지난해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도내 복지시설 등에 따르면 해마다 명절기간 후원금이 하락추세였지만 올해에는 특히 30~40% 크게 줄었다. 이는 개인 자영업자들의 후원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추석 일주일 이전 9일간) 도내 기부 현황은 기부자 1250명에 기부금은 3억1448만4464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17년 9월 18~26일) 기부자 5334명, 기부금액 4억6271만7821원에 비해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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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일주일 앞둔 16일 오후 롯데백화점 창원점 식품코너에서 고객들이 올해 청와대 설선물 세트로 선정됐던 의령조청한과의 찹쌀유과 등 다양한 한과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전강용 기자/



특히 개인 후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5142명의 개인 후원자가 기부를 했는데, 올해는 1179명으로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개인 후원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후원도 물품에 집중되고 후원금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보육원 등 복지시설에도 온정의 손길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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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희망의집은 올해 추석을 앞두고 기부가 30%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희망의집 관계자는 “조선업 위기에 따라 매년 후원이 감소해 오고 있었지만 올해는 특히 소상공인들의 후원까지 줄어들었다”며 “후원금이 없어서 운영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지만 다양해지는 아이들의 욕구를 지원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남종합사회복지관도 추석에 따른 후원이 전년 대비 40%가량 감소했으며, 올해 추석 후원사업의 규모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1년 중에서 추석이 가장 많은 후원이 들어오는 시기인데 올해는 급격히 줄어든 것 같다”며 “지역의 각종 단체들의 후원금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 들면서 후원 사업의 규모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창원과 김해, 거제 지역 보육시설도 후원금이 20~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설 관계자들은 장기화된 지역의 경기침체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의 위기, 기부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기부가 줄어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마산 인애원 관계자는 “사실상 공공기관이나 관공서 외에는 후원 발길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울 때도 정기적으로 후원하시던 분들이 계셨는데 경기침체가 길어지다 보니 연락이 끊기는 분들이 많다. 아마도 앞으로도 기부문화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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