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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부부 첫 공항 영접”…북한, 최고 예우

김 위원장 부부, 순안공항 마중

북한군 의장대, 예포 21발로 예우

기사입력 : 2018-09-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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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시민들이 꽃술을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북이며 김 위원장과는 세 번째 만남이다. 지난 5월 26일 판문점회담 이후 115일 만이다. 한국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것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북측은 문 대통령에게 최고 수준의 의전을 펼쳤다. 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와 순안공항에 나와 포옹으로 문 대통령을 반겼고, 의장 행사에선 ‘국가원수 예우’의 의미가 담긴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나아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길에 무개차에 동승, 카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두 번의 정상회담 등 2박 3일간 일정을 마친 뒤 20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 위원장 부부 영접= 문 대통령과 공식·특별수행원 등 방북단 100여 명은 대통령전용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통해 18일 오전 9시49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 오전 8시55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이륙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김 위원장 내외가 직접 순안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자 반갑게 포옹하며 환대했다. 두 정상은 공항에서 마주한 상대측 수행원들과 인사한 데 이어 나란히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인민군 의장대 사열은 명예위병대장인 김명호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의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라는 보고와 함께 시작됐다. 이날 인민군 의장행사 때 국가연주는 생략됐으나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예포 21발 발사는 국가원수로 예우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행진하던 중 평양시민들과 악수하기도 했다.

공항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은 물론, 다수의 평양시민들이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들고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평양 시민이 한반도기를 들고 등장한 것은 역대 남북정상회담 중 처음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처음이며,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공항에 영접을 나온 것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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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평양사진공동취재단/

◆25분간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 문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까지 가는 길에서 김 위원장과 무개차에 탑승해 25분간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청와대는 이날 환영나온 시민이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숙 여사와 리무진에 올랐으나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무개차에 동승해 평양시민의 환영을 받았다.

이날 카퍼레이드는 순안공항~3대혁명전시관~영생탑~려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영빈관까지 수 킬로미터에 달했다. 정장과 한복 차림의 평양 시민들은 도로 앙옆에 늘어서 조화와 인공기·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쳤다.

북한에서 무개차 환영은 외국의 국가수반 급 중에서도 국빈급인 경우 행해진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무개차에 올라 환영을 받았다.

◆숙소는 백화원 영빈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같은 차에 탑승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별도 차량에 동승해 이동했다.

환영 꽃다발을 받은 문 대통령은 입구에 도열해 있던 백화원 영빈관 봉사원과 일일이 악수했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백화원 영빈관 안에서 선 채로 잠시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도로의) 시민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까지 아주 열렬히 환영해주시니 정말 가슴이 벅찼다”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평양 첫 방문의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이 이렇게 열렬히 환영해주신 모습을 남측 국민이 보게 된다면 뿌듯해하고 감격할 것 같다”며 “이번 회담에 풍성한 결실이 있겠다는 기대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마음이고 또 우리가 앞으로 올해 이룩한 성과만큼 빠른 속도로 더 큰 성과를 바라는 것이 인민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5월에 문 대통령께서 판문점에 오셨는데 너무 장소나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영접을 해드리지 못하고 식사 한 끼도 대접 못해 늘 가슴에 걸렸다”면서 “기다리고 기다려,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니 우리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말했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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