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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세계사격선수권 결산 (하) 국제사격 메카로 발돋움

평화 총성 울린 창원, 글로벌 도시 도약

북한 참가로 통일 희망 싹 틔워

기사입력 : 2018-09-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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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10m 러닝타깃 남자 단체전 시상식.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선수단이 시상대에서 손을 흔들자 아리랑 응원단과 북한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퍼펙트 월드 챔피언십”, “원더풀 창원”

지난 15일 막을 내린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모든 게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 기간 중 보여준 창원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자원봉사자들의 봉사 열정도 대회의 성공을 지원했다. 이번 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경기 외적 성과를 짚어본다.

◆국제사격도시 ‘메카’ 인증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5일까지 열린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는 91개국 43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했다. 대회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이 대회를 통해 창원시는 국제사격도시 메카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016년 3월부터 366억원을 투입, 대규모 리빌딩 공사를 거쳐 국제대회 규정에 적합한 시설을 갖춘 창원국세사격장은 세계 최초 ‘도심형 국제사격장’으로 도심으로의 이동 접근성이 좋고 선수와 관객을 위한 편의시설들도 완벽히 구비해 출전 선수 및 ISSF 관계자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과학적인 설계로 선수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전 종목 전자표적 시스템을 갖추어 선수들의 사격 점수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경기 관람의 흥미를 더했다.

조직위원회는 입구마다 보안검색대를 빠짐없이 설치하고 경비를 강화해 테러 등에 대비한 안전대책을 철저히 마련했다.

이에 안전한 환경 속에서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관중들도 마음 놓고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300m 진해해군교육사령부 사격장도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권에서는 흔치 않은 300m 사격장으로, 해군교육사령부는 이번 대회를 위해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다.

향후 창원은 2020년 도쿄올림픽 전지훈련장, 아시안게임 및 ISSF 월드컵국제사격대회, 세계 RT 선수권대회 등 국내외 사격대회를 유치해 사격스포츠 부흥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창원의 글로벌 도시 도약

이번 대회는 남북한 스포츠 교류를 비롯해 사격스포츠 중심도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창원을 세계 속에 각인시키는 대회였다.

특히 38년간 ISSF(국제사격연맹) 회장직을 맡으면서 박재규 선수권대회 명예위원장(경남대 총장)과의 우정으로 이번 대회 유치에 힘을 쏟은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ISSF 회장의 은퇴식도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은퇴식에는 국제사격연맹 및 IOC 주요 임원 등 국제 스포츠계 유력인사가 대거 참여해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또 우수한 대회시설, 숙박 및 수송, 식·음료 서비스 등 대회 참가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개·폐막식, 경기 운영, 홍보, 문화이벤트 등 경기 외적 운영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500만명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격장 내 관광홍보관을 설치해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로 관광정보 검색이 가능한 키오스크와 통역자를 배치하고 한복 입기, 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등을 제공했다.

특히 창원의 주요 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9월 3일부터 13일까지 창원의 집(전통혼례 체험), 창원역사민속관, 성주사 방문 등 선수단 대상 맞춤형 투어를 운영해 큰 호응을 이끌었다.

◆평화로 승화된 대회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은 총 22명(선수 12명, 임원 10명)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 주관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1월 대한사격연맹과 국제사격연맹(ISSF)을 통해 북한사격연맹 측에 북한 선수단 참가를 요청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해왔다. 그 결과 7월 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체육 관련 실무협의에서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북한 선수단 참가가 결정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주축으로 구성된 아리랑 응원단과 창원시 지원단을 비롯, 시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입국한 북한 선수단은 9월 1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4개 경기 종목에 출전했다.

조직위원회는 북한 선수단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머물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숙박 및 수송, 안전관리 대책 준비에 만전을 다했다. 특히 아리랑응원단은 북한 선수가 출전한 전 경기에 참가, 한반도 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펼쳐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선수권대회 개막에 앞서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이 열려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가 울려 펴졌다. 민주평화포럼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허성무 창원시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 최광주 경남신문 회장,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국제사격연맹 회장, 이달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등 18명이 서명한 창원선언문도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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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민 의식

이번 대회에는 수많은 선수단과 관람객이 모인 관계로 안전 및 경기 진행 관련 시민들의 협조가 중요했다.

안전요원의 안내와 지시 등에 잘 따라준 시민들 덕택에 3400여 명이 관람한 개회식과 주요 경기가 순조롭게 치러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불편을 감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차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 방문객, 사격장 환경 정비 및 대회 진행으로 인한 주차 통제·소음 등 여러 불편사항을 감수하고 협조에 응해 준 인근 주민들, 해외 선수단을 위해 열렬히 응원한 시민 서포터스, 개회식에서부터 대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관중석을 가득 메워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관람객 등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응원한 창원시민, 경남도민이 성공적 대회 개최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특히 통역, 안내, 의무, 홍보, 질서 유지 및 교통 안내 등 24개 분야에서 불볕더위 속에서도 친절한 미소로 맡은 바 임무를 다한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성실한 모습은 대회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이달곤 조직위원장은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창원시민과 경남도민,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가슴에 소중한 추억과 자부심을 심은 대회로 인식됨은 물론 사격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 시민의식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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