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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성폭행’ 극단 번작이 대표 징역 5년

미성년 단원 1명 성추행은 ‘무죄’

창원지법 “추행 행위 증거 부족”

기사입력 : 2018-09-20 22:00:00

미성년 단원 2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모(50)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연극계 미투 고발’ 사건 중 경남권 인사로는 이윤택 전 밀양연극촌 예술감독이 지난 19일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이후 두 번째 실형 선고다.

조씨의 성폭행 사실은 지난 1월 미투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10년 전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로 알려졌다. 극단 번작이를 운영하던 조씨는 지난 2010~2012년 사이 10대 여성 단원 1명을 극단 사무실이나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데려가 주겠다는 명목으로 차 안에서 수차례 성폭행·성추행하고 2008년 말 또 다른 10대 여성 단원 1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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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대원들이 20일 창원지법에서 1심 선고 중 쓰러진 조모 극단 번작이 대표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장용범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5년간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법원은 또 여성 단원 1명에 대한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조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학교 연극반 외부 강사로 연극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청소년 피해자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추행하고 간음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충격과 고통을 받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고, 성장 과정에서 건전한 성적 가치관·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다른 피해자 1명의 무죄 선고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각 추행 행위가 피고인이 지위 또는 권세를 이용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재판이 끝난 후 도내 여성단체들은 판결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후 미투경남운동본부 관계자 20여명은 창원지법 앞에서 “피해자 1명에 대한 무죄 판결은 심히 유감이다”며 “10년 전 일어난 사건을 증명하기 위해 피해자는 재연까지 하면서 제2의 피해까지 감수했는데 증거로 인정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며, 검찰이 이에 즉시 항소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이윤택도 성추행으로 실형 6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성폭력인데 징역 5년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판결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판결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 시작된 선고공판은 조씨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중단됐다가 오후에 재개됐다. 조씨는 재판부가 징역 5년을 선고하는 순간 자리에서 힘없이 쓰러졌으며, 119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재판부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재차 공판을 열어 선고를 마무리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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