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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28)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98

“강당을 강정씨가 빌렸나?”

기사입력 : 2018-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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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는 등려화를 쳐다보았다. 최근 며칠 동안 등려화는 정신없이 바쁘게 일을 했다. 등려화에게도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어쩌면 여자들이 좋아하는 예쁜 목걸이나 반지라도 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끼리 마시는 것도 좋잖아요.”

마음이 통한 것일까. 등려화가 예쁘게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등려화와 함께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학교의 강당으로 갔다. 학교의 강당에는 테이블이 놓이고 무대에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강당을 보자 김진호는 긴장이 되는 것을 느꼈다.

“오픈 연설을 하실 거죠?”

등려화가 현장을 살피면서 물었다.

“환영사 정도는 하는 게 좋겠지. 미래의 청사진도 밝히고….”

행사를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북경시장에게 축사를 해달라고 할게요.”

“그렇지. 시장 같은 정치인들은 축사를 좋아하지.”

“서경숙씨에게도 한마디 하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럴까?”

“중국어를 잘 하시니까 좋을 거예요.”

서경숙도 기꺼이 축사를 해줄 것이다. 김진호는 천천히 강당과 학교를 살폈다. 학교는 주차장도 잘 준비되어 있고 마이크 시설도 좋았다.

“여기 강당은 어떻게 해서 빌리게 되었어?”

“강정씨가 빌렸어요.”

김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정이 좋은 장소를 빌렸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100년이 넘어 붉은 벽돌이 고풍스러워 보였다. 북경28중학교였다. 김진호는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기획사 설립안을 가지고 양제훈이 오기로 한 것이다.

“강정씨.”

김진호는 강정의 책상 앞에 가서 앉았다.

“네.”

강정이 미소를 지으면서 김진호를 응시했다.

“강당을 강정씨가 빌렸나?”

“네. 보고 드려야 하는데 아직 못 드렸어요. 죄송해요. 깜박했어요.”

“깜박할 걸 해야지. 어떤 조건이야?”

김진호가 피식 웃었다.

“회장님이 선행운동을 하라고 했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회사 가장 가까이 있는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기로 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다섯 명에게 학비를 지원할 예정이에요.”

“헐!”

김진호는 웃음을 터트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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