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경남말 소쿠리 (115) 겅굿줄, 삽짝(삽짝문), 삽짝걸

기사입력 : 2018-10-12 07:00:00


△서울 : 저출산으로 분만실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 들었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만심사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서울시내 산부인과 5곳 중 1곳이 분만실 문을 닫았다더라고. 경남은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2013년 50곳에서 2017년 42곳으로 16% 줄었고, 분만건수도 같은 기간 2만5407건에서 2만633건으로 18.8% 감소했대.

▲경남 : 아아를 마이 안낳으이 안그렇나. 엣날엔 아아 낳으모 겅굿줄로 치고 했다 아이가.

메인이미지

△서울 : ‘겅굿줄’이 무슨 말이야?

▲경남 : ‘겅굿줄’은 ‘금줄’을 말하는 기다. 부정한 거를 막을라꼬 삽짝이나 질 어구(길 어귀) 겉은데 매는 새끼줄 안 있나. 아아를 낳았을 직에, 장 담굴 직에, 그라고 잡벵을 쫓을라꼬도 맨다 아이가. ‘겅구지’, ‘겅구’, ‘겅구줄’이라꼬도 카고. 포준말 금줄도 씬다. ‘겅굿줄에다가 꼬치 달아낳은 거 본깨 이 집 메느리 아들 낳았는가베’ 이래 카지. ‘꼬치’가 ‘고추’를 말하는 거는 알제?

△서울 : 고추가 아들을 상징하니까. 그래서 빨간고추 달잖아. 딸을 낳으면 새끼줄에다 청솔가지와 숯을 매달았던 것 같은데. 그런데 ‘삽짝’은 또 뭐야?

▲경남 : ‘삽짝’은 ‘사립문’을 말하는 기다. ‘삽짝문’이라꼬도 카고. ‘삽짝문을 닫으모 복 안 들어온다’ 이래 카지. 사립문 안팎을 ‘삽짝걸(삽쩍걸)’이라꼬 카고. 아, 니 마산에 있는 댓거리캉 불종거리의 ‘거리’가 ‘걸’에서 온 기라 카는 거 아나?

△서울 : ‘거리’ 하고 ‘걸’은 다른 거 아니야.

▲경남 : 내도 김정대 교수님한테 들은 긴데, ‘걸’은 ‘곳’을 뜻하는 접미사라 카데. 본래 월영대가 있는 곳인 댓걸, 불이 났음을 알리는 불종이 있는 곳인 불종걸이던 기, 젙에 도로가 생김시로 ‘댓거리, 불종거리’로 와전됐다 카더라꼬.

△서울 : 오늘은 지명 유래도 알려줘 더 재밌었어. 다음에도 이런 얘기해줘.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철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