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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장애인에 대한 배려-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기사입력 : 2018-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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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가 지난 2013년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선포, 시정의 중심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두가 편안한 무장애 도시(BF)’ 시책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BF는 계단, 횡단보도 턱, 출입구 단차 등 생활환경 속 장애물로 인해 장애인을 비롯한 노약자 등 사회약자의 이동권 제약을 없애는 것이다. 모두가 편안한 장애물 없는 도시환경을 구축해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시는 각 부서별로 업무를 나눠 세분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읍면동위원회(368명)까지 설치하고, 총 15개 단체 및 기관, 음식점 및 소매점 474곳이 참여하면서 개선하고 설치한 도로, 공원, 공공시설물 편의시설 등이 무려 1090여 곳에 달한다.

시가 얼마나 애정을 갖고 추진해 왔는지를 가늠케 하는 수치들이다. 내년에는 조례에 따라 제2기 무장애도시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간다. 지금까지의 추진 결과를 분석해 보다 나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기자는 축제기간 동안 진주성을 돌아보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 A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창원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분이 BF에 대해 기자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A씨의 말을 요약하면 진주시가 BF 추진에 나름 노력을 쏟고 있지만 한마디로 세심함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진주를 찾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 대한민국에서 꼭 가고 싶은 곳으로 선정된 진주관광의 제1호로 꼽히는 진주성. 진주의 상징인 이곳에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부족해 많이 아쉽다고 한다. 성내의 동선은 단차가 심해 사실상 휠체어로 돌아보기 힘들다. 입구에서 박물관까지만 가면 더 이상은 움직이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북장대 등 장애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고 불평했다.

A씨는 진주성에는 해설사가 있는 전기카트를 배치해 장애인 및 임산부, 노약자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진주정신의 상징인 의암에 근접할 수 있도록 데크를 설치한다면 무장애도시의 이미지를 한층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시가 무장애도시를 선언한 지 5년이 지났다.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도 살펴봐야 할 곳이 많다는 A씨의 충고를 귀담아들었으면 좋겠다.

내년 제2기 무장애도시 5개년 계획 수립은 민선 7기가 맡게 된다. 이 같은 정책은 자치단체장의 애정과 의지가 성패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 부디 좋은 정책이 흐지부지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진태 (진주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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