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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행복한 학교를 찾아 (1) 캐나다 온타리오 주·미국 뉴욕 교육기관 탐방

“교육변화 이끌 정책·문화·시스템, 현장에 있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예산 20% 교육에 배정

기사입력 : 2018-10-16 07:00:00

경남지역 행복학교 교사와 장학사 등 30명은 배움중심수업 확산을 위한 교육정보 교류와 교사 수업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9월 30일~10월 8일 7박9일 일정으로 캐나다(토론토), 미국(뉴욕, 워싱턴) 연수를 했다. 기존 연수는 북유럽 중심으로 진행해왔지만 이번엔 북미교육 현장을 방문했다. 3명의 교사들로부터 생생한 북미교육 현장 이야기를 들어본다.


행복학교 교직원과 함께한 캐나다와 미국 선진학교 탐방은 교육 제도와 정책, 교육 시스템, 교육과정, 생활 지도, 학교 문화 등에서 우리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캐나다는 교육부가 따로 없다. 10개의 자치주와 3개의 준자치주로 분할해 담당하게 하는 13개의 교육부로 이뤄진 분권형 시스템이다. 13개의 캐나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주요정책 수립과 결정, 학교 재정 지원을 위한 기구이다. 주정부에서 교육을 관할하며 시정부는 교육 관련 역할이 없다. 시정부에서 걷어진 세금은 주정부에서 모아 사용한다. 따라서 교육예산도 주정부에서 학교로 조달된다. 학생의 95%가 공교육 안에 있으며 사립학교는 교육예산이 투자되지 않는다. 온타리오주 예산 중 공공의료가 제일 많이 차지하고 다음으로 교육이다. 전체 예산의 20% 정도 예산이 배정된다. 교육의 공공성이 보장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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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그린위치가에 있는 City and Country School의 ‘나무블록 놀이터’.


우리가 방문한 현지 학교는 Northview Heighs Secondary School(학생 1700명)과 Newtonbrook Secondary School(학생 900명)이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고교 교육과정은 기본적으로 필수학점 18학점, 선택학점 12학점, 40시간의 봉사시간, 10학년 때의 졸업 시험으로 구성된다. 필수학점은 영어, 프랑스어, 수학, 과학, 지리, 역사, 예술(댄스, 드라마, 미디어, 음악, 비주얼 아트), 건강과 체육, 공민 윤리, 직업 교육 등이다. 선택학점은 학생들의 발달 과정과 진로를 고려해 다양한 과정이 학년에 따라 개설돼 있다. 특히 예술과 체육 교육은 영어나 프랑스어만큼 중요하게 다룬다. 다문화 국가인 캐나다 교육은 자연스럽게 기초기본교육을 중시하게 만들었다. 부진한 학생은 학교에서 개인별 맞춤식 지원을 하고 자신의 재능을 찾도록 해 각자의 자존감이 허물어지는 경우를 최소화했다.

안내는 교장 1명과 교감 3명이 했다. 교감이 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현장 기록 에세이와 다양한 과업 수행 포토폴리오를 제출해야만 한다. 교장이 되려면 또 그 이상으로 많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포토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내 교실과 건물은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고 자유로웠다. 교과교실제를 실행하고 있어서 헬스장, 요리실습실, 체육관, 드라마실, 미디어실, 음악실, 보컬실, 직업교실 등 공간별로 특색이 있었다.

미국에서 첫 방문한 뉴욕 인근 ‘The Scholars Academy’는 1000명이 지원해 200명이 선발되는 공립형 영재학교이다. 후드티 교복으로 입은 학생들이 구글클래스룸을 활용해 서로 묻고 답하는 수업이 일상화돼 있었다. 교사는 주제 중심 수업을 대부분 진행하고 있었으며 토론식 수업과 크롬 북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교과교실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지식에 대해 반복기억하거나 나열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탐색하며 자신의 언어로 기록하고 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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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진 (도교육청 행복교육센터 파견교사)


다음으로 방문한 뉴욕 시내의 부유한 동네에 위치한 ‘Calhoun School’은 사립명문학교이다. 초·중·고 교육이 모두 이뤄지고 있었다. 평균 5만달러의 등록금을 지불해야 한다. 졸업을 하면 전원 대학교에 진학을 한다. 운동장조차 없는 빌딩형 학교인데 그 좁은 공간을 부스처럼 쪼개서 교과교실제로 이용했다. 타 교과들이 한 공간에 있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교과 간에 장벽이 없이 주제 중심으로 교사끼리 의논하며 수업하고 있었다. 귀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Calhoun School의 비전은 학생들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뉴욕시 그린위치가에 있는 ‘City and Country School’에 갔다. 2~13세를 위한 대안학교이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설립자가 추구한 존 듀이의 ‘민주학교’를 실현하고 있었다. 진보적 교육관을 가진 학교이며, ‘놀이학교’ 성격이 강했다. 놀이터는 우리가 흔히 보는 놀이터가 아니다. 나무 블록이 잔뜩 있고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 기구를 만들었다. 쉼 없이 생각하며 움직인다. 새로운 뭔가를 창조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며 수정 보완한다. 이렇듯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도모하며 사회성을 기르고 있었다.

탐방을 통해 지금까지 행복학교가 진행돼 온 방향이 옳았음을 확인했고, 앞으로 어떤 역할과 지평을 열어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교육현장의 실천적 경험들로 만들어진 행복학교는 이제 ‘경남형 미래교육’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덕진 (도교육청 행복교육센터 파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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