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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예진흥원장, 김경수 코드인사 아니냐”

도의회 문화복지위, 인사청문회 실시

윤치원 후보 “기능별 기관 분리 필요, 7명 경쟁… 보은인사는 아니다” 밝혀

기사입력 : 2018-10-16 22:00:00

지난 2013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경남도의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지만 일회성으로 끝난 이후 5년 만에 인사청문제도가 부활해 관심을 끌었다.

16일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박우범)가 주관한 윤치원(57)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에서는 진흥원 재분리 문제와 후보자의 코드인사 논란이 쟁점이 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홍준표 전 지사 시절인 지난 2013년 조직 효율성 향상, 유사조직 통합 등을 이유로 경남문화재단,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영상위원회 등 3개 기관이 통합된 기관으로, 홍 전 지사 모교인 합천의 폐교를 리모델링해 입주했다. 그러나 올해 김경수 도정 인수위원회인 새로운경남위원회는 진흥원의 역할별 기관 분리 등 방안을 김 지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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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에서 윤치원 후보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진흥원 재분리는?= 박정열(자유한국당·사천1) 의원은 기관 재분리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김경영(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통합 이후 약화된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질의했다. 박우범(자유한국당·산청) 위원장과 김진기(더불어민주당·김해3) 부위원장은 “기관 분리 전 후보자가 통합에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재분리 추진에 대한 입장과 실제 추진상황을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윤치원 후보자는 “기초예술 육성이라는 영역, 예술인 복지라는 영역은 문화산업과 구분될 수밖에 없다. 이질적인 기능을 한 기관에 가두니까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혀 재분리 쪽에 무게를 뒀다.

이어 “통합 당시 정책 수혜자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부족했던 것 같고, 기능별로 상이한 단체가 섞였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제기를 했다”며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인도 우려를 표한 바 있고, 각각의 기능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진흥원 합천 입지와 관련 장종하(더불어민주당·함안1) 의원은 “공교롭게도 전 지사의 폐교된 모교에 위치하게 되면서 문화예술 행정부서는 도심(창원)에 있고, 진흥원이 외곽에 있어 문화 인프라 구축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에 대한 견해와 개선 계획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자는 “경남에서도 수시로 찾아오기 어려운 것은 맞다. 여전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지금 해답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임명되면 내부 구성원과 의회와 함께 머리 맞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코드인사 아닌가?= 코드인사, 보은인사 논란도 제기됐다.

윤성미(자유한국당·비례) 의원은 “후보자가 2017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가 최근 탈당했고, 문재인 대선 캠프, 김경수 도정 인수위원 등으로 활동했는데 그로 인해 임용후보자가 된 것은 보은인사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박정열 의원도 “김경수 지사의 코드 인사, 보은 인사에 대해 도민들이 보면 정치의 후진성을 지적할 수 있다. 소신 있게 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박우범 위원장은 “문화예술단체가 경남예총과 민예총으로 나뉘어있는데 후보자는 특정 단체에 관여한 것으로 안다”며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윤 후보자는 “진흥원장 자리가 특정 정당이나 정파적 이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도민 전체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적을 갖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탈당했다”며 “진흥원이 변화가 필요하고, 제가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응모했고, 총 7명의 후보자가 응모했다. 보은인사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심상동(더불어민주당·창원12) 의원은 “문화예술 수장으로서 도지사와 가치관 같이 하고 실현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물었고, 윤 후보자는 “인수위 참여하면서 문화예술 정책 수립에 지사와 가치관 공유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향후 기관 운영 방향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윤 후보자는 본격적인 질의답변에 앞서 직무수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진흥원은 문화향유권 확대가 기본적이고 소중한 책무다. 동시에 문화예술인 활동 지원, 문화산업 육성 역할까지 수행하는 진흥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어진 책무에 충실하기 위해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 공연·전시활동 지원 중심에서 창작활동 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며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하고, 이를 위해 경영혁신, 사업혁신, 조직혁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진기 의원은 진흥원 올해 예산이 187억원으로 도 전체 예산의 0.54%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예산 확대 방안을 물었다. 윤 후보자는 “17개 광역시도 중 경남이 꼴찌 수준의 예산인데 아무리 좋은 정책도 예산이 반영되고 실현돼야 한다”며 “다른 시도와 비슷한 규모의 예산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 향상 방안은?= 이영실(정의당·비례) 의원은 “후보자가 제시한 계획에는 예술인 지위 향상이나 경남 문화예술 향상을 위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진기 의원과 심상동 의원은 경남의 대표 문화콘텐츠가 없다고 지적하며 발전 방향이 있는지 물었고, 윤 후보자는 “산청 한방축제는 4년 연속 우수축제로 지정됐고, 글로벌 축제로 지정된 남강유등축제, 창원의 K-POP 등 많은데 어떻게 산업화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성장한 계기 중 하나인 필름마켓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훈(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차세대사업이나 청년예술인 지원에 대한 사업계획을 물었고, 윤 후보자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장종하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에서 진흥원의 역할을 주문했고, 윤 후보자는 “문화예술이 빠진 도시재생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주민들의 삶의 흔적이나 과정을 문화예술로 다시 만들어 내고 문화예술을 통해 재생하는 선순환 과정이 필요하고, 문화예술과 관련한 컨설팅을 하는 부분은 진흥원도 충분히 협의하면서 도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산 출신인 윤 후보자는 마산공고와 창원대를 졸업하고, 경남문화진흥원 부원장, 채플린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경남문화정책연구소장,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 딜던창업투자주식회사 이사, 경상남도영상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도의회는 이날 정책검증(공개)에 이어 비공개로 도덕성 검증에 나섰고, 오는 18일 경과보고서를 작성해 검증 결과를 경남도(문화예술진흥원)에 송부하게 된다.

한편 오는 19일에는 경남로봇랜드재단 원장과 경남발전연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동시에 진행되고, 오는 25일에는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달 말께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각각 예정돼 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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