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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수습 순직 경찰관 ‘눈물의 영결식’

김해중부경찰서 故 이상무 경위

다른 관할 사고 처리 중 차에 치여

기사입력 : 2018-10-21 22:00:00

“이 세상에서 못다 한 경찰관의 직무, 하늘나라에서 가족과 동료들을 지켜 달라.”

김해에서 교통사고를 처리하다 2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이상무(34) 경위의 영결식이 유족과 동료 경찰관의 눈물 속에 20일 김해중부경찰서에서 열렸다. 이날 영결식은 3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 엄수됐다. 오전 10시 고인의 위패가 도착하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은 조사에서 “당신은 떠나던 그날도 다른 관할 구역의 교통사고 처리 지령을 받고 솔선수범해 출동했다”면서 “경남경찰은 고 이상무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도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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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김해중부경찰서에서 엄수된 고(故) 이상무(34) 경위의 영결식에서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이 영정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이 경위와 함께 근무했던 윤종만 상동파출소장은 “힘든 야간 근무에도 항상 웃으며 동료들과 농담도 잘하고 ‘밤새 이상무’라고 말하던 네가 왜 말을 하지 않느냐”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우리 동료들은 님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진 헌화에서는 이 경위의 아내가 영정에 국화꽃을 바치며 한참 동안을 오열했다. 이어 이 경위의 아들이 헌화에 나서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동료들도 고인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지난 2009년 경찰이 된 이 경위는 동료 여경과 결혼해 슬하에 1세, 3세, 5세 아들 세 명을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경위는 지난 18일 김해시 생림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수습하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지점은 생림파출소 관할이지만, 같은 시각 해당 파출소에서 변사 사건이 접수되자 상동파출소에서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했다.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6시 50분께 김해시 생림면 봉림리 한 교차로에서 1t 트럭이 편도 2차로 중 1차선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제네시스 차량을 추돌했다. 사고 후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는 갓길로 차를 옮겨 경찰에 신고했지만, 1t 트럭은 사고로 시동이 꺼지면서 비상등을 켠 채 1차선에 정차해 있었다.

이날 오후 7시 7분께 현장에 도착한 상동파출소 소속 이 경위는 동료와 함께 2차 사고를 막으려고 급히 시동이 꺼진 1t 트럭을 뒤에서 밀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이 경위가 차량 이동 방법을 찾기 위해 운전석으로 다가가 운전자와 대화하는 사이 후방 1차선에서 달려오던 SUV 차량이 1t 트럭과 이 경위를 덮쳤다. 이 경위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1차 사고를 낸 운전자 2명과 SUV 운전자 모두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 운전자 A(25)씨는 “비탈진 도로였고 어두워서 사람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25)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경위는 경사에서 경위로 1계급 승진 추서됐고, 옥조근정훈장과 공로장을 헌정받았다.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글·사진=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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