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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16) 주무이(주머이), 나무지기

기사입력 : 2018-10-26 07:00:00


△서울 :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정부 지원금을 부적정하게 사용해 말이 많잖아. 기사를 보니 원장이 개인적으로 지출해야 할 물품 구입비나 회비 등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기도 했더라고. 정부 지원금을 마치 쌈짓돈처럼 쓴 거지.

▲경남 : 아아들 급식비를 빼무운 데도 있더라 아이가. 아아들 급식비로 갖고 술캉 옷 겉은 거 샀다 카이 참말로 얼척없더라꼬. 그런 거는 지 주무이서 돈 내가꼬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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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급식비가 얼마나 없었는지 닭 한 마리를 곰탕으로 끓여 영유아와 교사 20여 명이 나눠 먹은 어린이집도 있더라고. 이건 뉴스를 보고도 믿지 못하겠더라. 이런 곳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얼마나 화가 나겠어. 그건 그렇고 ‘주무이’가 무슨 말이야?

▲경남 : 아매 곰탕 해무운 달은 한 바리라도 억수로 컸을 끼거마는. 아이모 달은 한 바리만 사고 나무지기 돈은 다른 데다가 씼을 끼고. 아, ‘아매’는 ‘아마’의 뜻이고, 달(닥)은 닭을 말하는 거는 알제? 그라고 ‘주무이’는 ‘주머니’를 말하는 기다. ‘내 주무이에 있는 것도 내 돈 아이머 안 씬다(쓴다)’, ‘주무이 털어 문지 안 나오는 사람 있으까’ 이래 카지. ‘주머이, 주무니, 주무치, 주미이, 주밍이’라꼬도 카고. 주무이는 호주머니의 뜻도 있는데, 그라고 보모 저번에 호주머니의 겡남말이라꼬 갤마준 ‘개줌치, 줌치’캉도 뜻이 비스무리한 기라.

△서울 : 달은 저번에 가르쳐 줘서 알지. 개줌치도 기억이 나네. 그런데 ‘나무지기’는 무슨 뜻이야?

▲경남 : ‘나무지기’는 ‘나머지’의 뜻이다. ‘나무지기는 니가 몽땅 갖고 가거라’, ‘꼬칫가리 사고 나무지기 돈 쪼깨이 남은 걸 가지고’ 이래 카지. 꼬칫가리는 고춧가루를 말하는 기다. 지역에 따라가 ‘나머지기, 나무치기, 남거지(낭거지), 나무태기, 남저지, 남치기, 나무지’라꼬도 카고. 그라고 포(표)준말 나머지도 씨고. 오분 일을 게(계)기로 유치원 겉은 데서 정부 지원금을 받아가 어떻게 씨(쓰)는지 매매 챙기야 안되겄나.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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