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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해야 진단되는 목 안의 ‘질 나쁜 혹’

■ 나쁜 갑상선암 '갑상선 여포암'

예후 좋아 ‘착한 암’으로 알려진 갑상선암

기사입력 : 2018-10-29 07:00:00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갑상선 초음파에서 오른쪽 갑상선의 결절(혹)이 발견된 32세 남성 환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본원 외과에 방문해 미세침흡인검사를 시행했다. 초음파 검사에서 결절의 크기는 크지만 모양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미세침흡인검사 결과가 애매하게 나왔다. 베데스다 ‘카테고리 3’라고 부르는 비정형 세포가 나왔고 여포성 병변이 의심됐다.

이어 전문의와 상담 후 내시경으로 우측 갑상선 절제술을 받고 검사를 해보니 최소침습 여포암으로 진단되었다. 환자의 나이, 재발 위험도와 방사성요오드치료의 효과에 대해 상담한 후 잔여 갑상선 제거수술은 하지 않고 추가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하기로 했다.

◆갑상선암, 다 같은 것이 아니다

흔히 착한 암이라고 알려진 갑상선암. 여성암 중 1위를 차지하며 대부분 예후가 좋은 편이고 남성도 걸릴 수 있는 암이다. 그러나 갑상선 암이라고 해서 모두가 예후가 좋은 것은 아니다. 10년 생존율이 95%가 넘는 갑상선 유두암이 있는가 하면 평균 4.2개월의 생존율을 보이는 역형성 암도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 갑상선 유두암이 90~95%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다음으로 발생하는 것이 갑상선 여포암이다.

여포암은 국내 발병하는 갑상선암 중 두 번째로 많이 발견되는 암으로 최근 유두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유두암과는 성질이 다르며 유두암은 림프절을 따라 퍼져 나가기 때문에 진행상태나 정도를 예측하기 쉬운 반면 여포암은 혈관을 타고 전이되기 때문에 주변 림프절로 전이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대신에 원격전이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전이상태나 전이 부위를 예측할 수 없다. 원격 전이율은 약 10~15%로 알려져 있고 보통 2㎝ 미만의 여포암은 전이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2㎝ 이상일 경우부터 전이를 할 수 있으며 뼈나 폐 전이를 잘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여포암이 유두암에 비해 약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좀 더 나쁜 갑상선암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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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암의 의심, 피막침범

여포암은 세포 모양이나 배열이 정상 갑상선에 가깝기 때문에 진단이 매우 까다로운 갑상선암이다. 앞선 사례 역시 갑상선 결절이 여포성 병변이 의심된다는 것은 갑상선 여포암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갑상선의 여포성 종양에는 여포암과 이와 유사하지만 암이 아닌 여포선종이라는 것이 있는데 둘을 감별하는 기준은 종양세포의 피막침범 여부다. 세포 모양은 똑같지만 종양덩어리 전체를 조직검사로 잘 살펴서 피막침범이 있으면 여포암이고 없으면 여포선종이다. 여포암은 피막침범 정도에 따라 저위험군인 최소침습여포암과 고위험군인 광범위침습여포암으로 다시 나뉜다.

◆수술적 진단이 필수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미세침흡인검사나 총조직검사라는 비수술적인 방법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주삿바늘을 통해 결절 내부의 세포 일부를 빨아들여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방법인데, 하지만 여포암은 이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진단할 수 없기 때문에 진단을 위한 수술이 필수적이다.

여포암은 여포선종이라는 양성결절과 구분짓는 특징이 결절의 껍질에 있기 때문에 주삿바늘로 검사를 할 경우 내부세포만 확인 가능해 이 결절을 알 수가 없다. 때문에 이런 조직의 성격상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술을 통해 갑상선암 소견을 보이고 있는 갑상선 조직을 떼어낸 후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수술 후 드러낸 결절의 껍질을 현미경으로 검사해 최종적으로 암의 판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존 갑상선 수술이 목 앞쪽으로 절제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만, 흉터가 남아 미용상 좋지 않고 켈로이드 체질의 경우 수술 후 심한 흉터가 남게 되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해 겨드랑이 쪽으로 갑상선을 절제하는 술기도 있다. 이이호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통합암센터 내분비외과 교수는 “내시경을 접근한 갑상선 절제술은 모든 수술과정이 절개와 동일하게 이뤄져 기존 절개법과 차이가 없이 수술이 가능하며 목에 흉터가 남지 않아 여성분들이 선호하나 갑상선의 상태와 고위험군에 따라서는 기존 절개술을 시행할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내시경 절제술이 아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환자의 상태 등을 경험 많은 전문의와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추가적인 수술 필요할 수 있어

유두암과 여포암은 분화갑상선암으로 분류하는데 암세포가 정상 갑상선세포와 성질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성질을 이용한 수술 후 보조치료가 방사성요오드치료다. 유두암은 세포검사로 진단되고 상태가 파악되기 때문에 상태가 나쁘면 갑상선전절제술을 하고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시행한다.

수술 후 검사로 여포암으로 판명되면 위험군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게 된다. 특히 고위험군으로 재발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한다. 전체 여포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갑상선 유두암에 비해 다소 낮은 75% 수준이며, 고위험군인 여포암이 변경되어 휘틀세포암으로 되었을 경우 환자의 생존율은 41%로 보고된 논문도 있고, 주변 림프절 전이와 재발이 잦아 방사성요오드치료 시 정상 갑상선이 남아 있으면 치료에 방해가 되므로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서는 정상 갑상선을 모두 없애는 수술이 한 번 더 필요하다.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

갑상선암의 궁극적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머리나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위에서 기술한 것처럼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는 경우라면 갑상선결절이 발견됐을 때 상대적으로 암의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심해야 하는 연령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0대가 될 때까지는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며, 연령에 관계없이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되면 이후에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갑상선결절이 딱딱한 경우, 빨리 커지는 경우, 주변조직과 붙어 있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 목이 쉬는 경우, 갑상선결절이 있는 같은 쪽에 임파선이 커져 있는 경우라면 갑상선암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빨리 미세침흡인검사를 받아 암의 여부를 판별받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예방 검진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이이호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통합암센터 내분비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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