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거부의 길] (1461)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31

“노래가 좋네”

기사입력 : 2018-11-14 07:00:00
메인이미지


김진호는 의외로 빠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언이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산사는 시언이가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보내왔다. 김진호는 긴장하여 동영상을 틀었다. 노래는 낮게 시작하다가 중간에는 엄청난 고음으로 올라갔다.

“노래 좋은데.”

김진호는 이상하게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특히 고음에서 시언이의 풍부한 성량이 터져 나오자 감동적이었다.

“노래가 좋네.”

산사에게 전화를 걸어주었다.

“신랑도 좋아? 시언이도 너무 좋대.”

산사도 기뻐했다.

“제목이 뭐야?”

“제목은 산골소녀.”

김진호는 산사와 통화가 끝나자 양제훈과 강정에게 동영상을 보냈다. 양제훈이 5분도 되지 않아 전화를 걸어왔다.

“노래가 참 좋습니다. 중국에서 크게 히트할 것 같습니다.”

양제훈도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그래요? 일단 다른 사람에게는 공개하지 말아요.”

“물론입니다. 내일 오전에 회장님을 찾아뵈어도 되겠습니까? 기획사 설립안이 준비되었습니다.”

“사무실로 오세요.”

양제훈과 통화를 끝냈을 때 강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노래 들어봤어?”

“네. 최고예요. 대박 날 거 같아요.”

“고마워.”

김진호는 강정과 통화를 끝내고 시언이의 노래를 몇 번이나 반복하여 들었다. 시언이의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 밤에는 집을 나와 혼자서 산책을 했다. 현대인들은 산책을 거의 하지 않는다.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사유를 하는 일이고, 사유는 철학이다. 김진호는 거리를 걸으면서 학생들이 입은 옷을 살피고 케이랜드 사업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했다. 한 시간쯤 산책을 하고 돌아온 뒤에 침대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았다.

‘옷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김진호는 연예인들이 입은 옷을 살피면서 감탄했다.

‘영유아 옷도 시작해야 하는데….’

중국 내 백화점의 영유아 옷도 살펴야 했다. 그러나 당장은 쇼핑몰의 안정이 중요했다. 쇼핑몰 매출에 전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튿날도 날씨는 더웠다. 스모그가 여전히 북경 하늘을 부옇게 덮고 있었다. 사무실에는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회사의 대표가 일찍 출근하면 임원은 더 일찍 출근한다. 임원들이 일찍 출근하면 평직원들이 일찍 출근한다. 일찍 출근하고 싶어도 직원들을 배려해야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