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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핑크뮬리, 외래종이라 생태계 교란 위험 있어

도내 조경·경관용으로 8904㎡ 식재

전국 축구장 면적 15.7배 달해

기사입력 : 2018-11-20 22:00:00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종 핑크뮬리(Pink Muhly Grass)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 곳곳에 식재되고 있지만 국내 토종식물에 미칠 영향이 검증되지도 않은 만큼 무분별한 확산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국회의원(의왕·과천)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전국의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주도해 식재한 핑크뮬리 규모는 축구장 면적의 15.7배인 11만1988㎡로 대부분 올해 심어졌다. 개인이 직접 수입·식재한 규모까지 더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의 경우 지난해부터 통영, 김해, 밀양, 거제, 함안, 창녕, 하동, 산청 등의 해수욕장, 공원, 강변 둔치에 조경·경관조성용으로 약 8904㎡의 면적에 핑크뮬리가 식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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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오후 함안군 대산면 악양생태공원을 찾은 시민이 억새의 일종인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벼과 식물인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미국과 멕시코 등지에 분포해 있으며 국내에 원예종으로 수입된 지는 4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름다운 외양으로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인기를 끌면서 관광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심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와 기후·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식물인 데다 억세 종류의 특성상 생명력이 강한 핑크뮬리가 국내 토종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 의원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식물을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심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며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환경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등 14종을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핑크뮬리에 대해 별도의 모니터링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유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에 대한 국내 연구자료가 없다. 현재까지는 원산지 등 외국에서 핑크뮬리에 대한 생태계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국내 서식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할지 몰라 검토가 필요하다”며 “내부적으로 내년에 핑크뮬리의 분포 및 확산 양상,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예정이고 위해성이 클 경우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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