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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시 ‘무상교복지원’ 정책에 바란다- 박혜원(창원대학교 대학원장)

기사입력 : 2018-1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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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새로운 창원’을 기치로 허성무 시장이 취임했다. 필자의 눈에 띈 것은 중고등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한다는 공약이었다. 참 반갑고 좋은 정책이라 생각된다. 이 지원조례는 지난달 30일 창원시의회 소관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에서 ‘현금 지원’으로 통과됐다. 그런데 뭐가 좀 아쉽다. 교복비를 각 가정마다 주고 만다는 일차적 지원에서 조금 더 발전시키면 어떨까? 기본 정책에 +알파가 붙어 긍정적으로 파급효과가 생기도록 시행을 한다면 어려운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이 미래지향적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필자는 옷을 35년간 공부하고 연구했다. 두 자녀를 국내외에서 키우면서 다양한 교복의 구매와 사용을 한 경험이 있다. 또 일선 중고교에 특강이나 진로 체험 상담과 같은 봉사를 수행하며 교실을 직접 가보았다. 현재의 교복은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겐 너무 무겁고 불편하다는 사실을 바로 실감했다. 교실에서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거나 여학생의 경우 체육복 위에 교복 치마를 입고 앉아 있는 모습도 아주 많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교복무상지원을 혼자 그려보았다. 그것은 지역의 인재, 대학의 연구소, 지역기업이 함께하는 교복생산조합을 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움직임에 맞는 소재와 패턴 개발을 시행하고,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개발하며, 생산도 일정 부분을 지역에서 하도록 한다면 지역 일자리·경제 활성화와 함께 창원시의 자부심 있는 교복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하고 싶다. 첫째 산학연이 공동 컨소시엄을 만들어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학생들의 신체에 맞는 패턴 개발과 동작 편리성, 세탁 편리성, 내구성이 보강된 소재를 선정하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요구도 조사 등을 수행하여 교복 제작에 반영해야 한다. 둘째 교복 디자인은 영국이나 호주 등 공립학교 모델을 벤치마킹해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하고, 세탁·관리가 편리한 세미 캐주얼 스타일로 접근하고 여학생에게는 치마와 바지의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셋째 교복 디자인은 창원시 소재 중학교 스타일과 고등학교 스타일을 기본으로 해 각 학교마다 학교의 상징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개발하면 제작의 생산성과 경제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조합을 중심으로 지역 봉제업체 등에 일부 일감을 공급하고, 기존 교복 판매장을 창원시 교복 판매장으로 지정한다면 지역경제에도 혜택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러한 사업에 지역 출신 전문가와 인재들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지역에도 관련 전문가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박혜원 (창원대학교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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