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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김장전쟁- 이현근(사회부 부장대우)

기사입력 : 2018-12-05 07:00:00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김장문화는 입동(立冬)을 전후해 시작된다. 중부지방은 11월 하순, 남부지방은 12월 상하순에 주로 김장을 한다. 요즘 온난화 현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김장하는 시기도 조금씩 늦어지고 있지만 김치 없으면 살 수 없는 우리네 입맛 때문에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기 직전인 이맘때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김장전쟁’이 벌어진다.

▼채소를 이용한 요리는 먼 옛날부터 있어 왔지만 지금처럼 고추와 젓갈류를 비롯해 각종 양념이 버무려진 김장김치가 등장한 것은 조선 후기인 1800년대로 추정하고 있다. 김장김치는 초겨울에 담가 봄에 햇채소가 날 때까지 먹는데 주로 통배추를 소금에 절여 양념을 가득 채운 포기김치를 말한다. 지역에 따라 양념이 달라 남쪽지방은 멸치젓을 사용해 맵고 짜며, 북쪽지방은 젓갈과 고춧가루를 덜 사용해 담백하다. 김장김치 종류도 호박김치, 장김치, 섞박지, 동치미, 갓김치, 명태깍두기, 우거지김치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농식품부는 올해 김장 규모는 110만t으로 예상하면서 2000년 184만t에서 연평균 2.8%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4인 가구 기준 김장량은 23.4포기로 지난해 24.4포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김장 비용은 26만원 선으로 예측했다. 대가족제도가 붕괴되고 나 홀로 사는 혼족이 늘어나면서 홈쇼핑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김치를 더 선호해 김장 규모는 예전보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겨울이 시작 되기 전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김장김치 담그기가 빠질 수 없다. 매일 식사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김치를 먹기 위해서는 동네사람들이 집집마다 돌아가며 김장을 담가 주는 품앗이를 한다. 김장철은 동네잔치 시즌이 된다. 점점 품앗이 김장 풍속은 사라지고 있어 아쉽지만 김장독 대신 사계절 김치를 보관해 먹을 수 있도록 김치냉장고가 개발될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김치사랑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올겨울 내내 먹을 김장김치는 준비되셨나요.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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