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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78)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48

“샘플을 몇 점이나 제작하려고?”

기사입력 : 2018-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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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는 공룡기업이다. 공룡기업을 목표로 전진해야 한다. 그러나 돈키호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리바바처럼 의류뿐 아니라 모든 제품을 쇼핑몰에서 팔아야 한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대대적으로 회사를 개편해야 한다.

“저녁 같이 할래요?”

김진호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등려화가 문자를 보내왔다.

“그래요.”

김진호는 한숨을 내쉬고 문자를 보냈다. 저녁식사를 하고 좀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그럼 퇴근 후에 우리 집으로 와요.”

“알았어요.”

김진호는 등려화에게 문자를 보내고 흡연실로 들어갔다. 등려화는 체인점 업무 때문에 바쁘게 일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과 임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어서 회사는 원만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진호는 담배를 피워 물고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회장님, 가을 상품 디자인인데 한번 보세요.”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송진화와 호설연이 가을 상품 디자인을 가지고 들어왔다. 김진호는 천천히 디자인을 살폈다.

“일본이나 한국의 디자인 제품을 살피고 참고해서 만들었습니다.”

송진화가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김진호가 송진화와 호설연을 힐끗 쳐다보았다. 호설연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눈빛이다. 호설연은 입을 다물고 있다. 단정한 차림인데 말이 없다.

호설연은 키가 작고 동안이기 때문에 케이랜드 제품을 입고 있다. 직원들이 케이랜드 제품을 입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보다 십대들 반응이 더 중요하지 않아?”

가을 상품 디자인은 대체로 원색이다. 중국의 경제가 호황인 것 같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불황이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불황에는 원색의 옷이 잘 팔린다.

“그래서 샘플 제작을 해서 학생들 반응을 보고 싶어요.”

“샘플을 몇 점이나 제작하려고?”

“현재는 20점을 만들어보려고요.”

“샘플 제품을 제작하고 대표 디자인도 한번 고민해 봐.”

대표 디자인은 유행이 될 만한 옷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입는 옷이나 연예인들이 입는 옷에서 약간의 변화만 주면 된다.

“네.”

“호설연씨는 어떻게 생각해?”

“저희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디자인팀이 선정했어요.”

송진화와 같은 생각이라는 뜻이다. 둘이 호흡이 잘 맞는 모양이다.

“제작해 봐.”

김진호는 샘플 제작을 허락했다. 퇴근 시간이 되자 김진호는 회사에서 나왔다. 등려화의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특파원 노유철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진호씨, 내일 시간 낼 수 있어요?”

노유철은 김진호보다 나이가 많지만 깍듯이 존칭을 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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