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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드루킹,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 공방

대질조사 이후 120일 만에 법정 대면

드루킹 “김 지사에 ‘킹크랩’ 시연했다”

기사입력 : 2018-12-09 22:00:00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와 지난 7일 법정에서 대면했다. 특검이 대질조사를 진행한 8월 9일 이후 120일 만의 첫 만남이다. 이들은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 참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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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여 혐의 김경수 지사 속행공판에 드루킹 김동원씨가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지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활동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반면 김 지사는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한 적은 있으나 그곳에서 킹크랩을 시연하는 걸 봤다거나 그런 내용을 알고 승인한 적은 없다”면서 사건 연루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지사측은 이날 재판에서 “드루킹의 진술이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한 점을 부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지사에 대한 5차 공판이 지난 7일 열렸다.

김씨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 시연을 했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또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의 파주 사무실인 ‘산채’를 방문하기 전 미리 자료를 준비했고, 설명 중 킹크랩과 관련된 부분이 나오자 다른 참석자들을 모두 내보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런 큰일을 하면서 정치인의 허락 없이 감히 진행할 수 있겠느냐. 당연히 허락을 구한 것”이라며 “(김 지사가)말을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고개라도 끄덕여서 허락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끄덕여서라도 허락의 표시를 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관련 주장도 했다. 김씨는 “2017년 1월 10일 김 지사를 만났을 때 ‘어르신이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발음을 어렵게 생각한다. 발음이 잘 안되니 명칭을 쉽게, 발음을 쉽게 해보라’는 의도로 말했다. 그날 회원들과 상의해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으로 소개해드리는 것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김씨는 ‘어르신이 누구냐’는 질문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지사 측은 김씨가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제시하며 진술을 사전 모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뒤 현금 100만원을 격려금으로 줬다고 주장했다가 번복한 부분을 물었다. 김씨는 “내 진술로 인해 형량을 올리는 꼴이라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다”며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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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7일 오전 속행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에 참관한 장면을 드루킹 일당 중 양모씨가 봤을 것이란 김씨의 기존 진술과 관련해서도 물었다. 드루킹 김씨는 자신의 노트에 양모씨가 유리창 너머로 킹크랩 시연 장면을 봤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변호인이 구체적으로 양씨가 어디에 앉아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목격했는지에 대해 따지자 김씨는 “양씨가 거기 있었으면 봤을 것이라고 진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오후 11시25분께 재판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법정에서 증인 신문으로 모든 게 얘기된 거 같다. 재판부에서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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