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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81)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51

“무슨 일 있어?”

기사입력 : 2018-1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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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이 두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넓지는 않았다. 등려화가 김진호의 무릎에 앉았다. 김진호가 뒤에서 등려화를 안았다.

“무슨 일 있어?”

등려화의 나신이 부드러웠다.

“친구가 죽었어요. 교통사고로….”

“아….”

“남자 문제가 굉장히 까다로운 친구였는데 저렇게 죽으니 무슨 소용인가 싶어요. 사람이 죽으면 아낀 게 소용이 없잖아요?”

김진호는 등려화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우울한 생각에 잠겨 있었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이튿날 등려화는 원심매를 만나러 하얼빈으로 떠났다. 김진호는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결재를 했다.

‘쇼핑몰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김진호는 차를 마시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직원들은 바쁘게 일을 하고 있다.

오후에는 북경의 번화가에서 의류를 살폈다. 특파원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약속 장소로 나간 것은 저녁 6시가 되었을 때였다. 식당에는 이미 5, 6명의 언론사 특파원 선후배들이 나와 있었다.

“오래간만이네.”

“잘 지내죠.”

김진호는 선후배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김진호가 다니던 신문사의 새 특파원은 뜻밖에 40대의 선배였다. 이름이 김민철이었다. 아들이 북경고등학교에 유학을 오게 되어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따라왔다고 했다.

‘요즘은 고등학교 때 유학을 오나?’

김진호는 아쉬움을 느꼈다.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으로 유학을 갔으나 이제는 중국 유학이 많아지고 있었다.

“선배님께서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김민철은 신문사에서 겨우 몇 번 그를 만났을 뿐이었다. 김진호에게 15년 정도 선배가 된다. 국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으나 아들 때문에 특파원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마누라가 하도 자식 따라 가자고 해서 왔네. 뭐하는 짓거리인지.”

김민철이 혀를 찼다. 아들의 북경 유학이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이래저래 중국 구경이나 하시죠.”

김진호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도 그럴 생각이네.”

김민철이 사람 좋게 웃었다.

“사업은 잘 되고 있어요?”

노유철이 악수를 하면서 김진호에게 물었다.

“뭐 이제 시작입니다. 만만치가 않습니다.”

김진호가 웃으면서 말했다. 특파원들이 모임을 가진 곳은 한국식당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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