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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나와 다른 것- 강기명(경남도교육청 감사관)

기사입력 : 2018-1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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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것이 있다. 나와는 다른 생각들이 있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며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았다. 그런 것들에, 그런 생각에,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그런 삶에게 나는 나의 것을 강요할 수 있는 것일까?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그 상식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금은 초등학생도 ‘지구는 돈다’고 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살았던 시대의 상식은 ‘하늘이 돈다’였다. 평생을 하늘이 도는 게 상식이라고 배워 왔는데, 누가 땅이 움직일 줄 알았겠는가?

어디서는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고 또 어디서는 새우젓에, 막장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고 하는데, 평생 그렇게 먹어 온 사람에겐 그것이 상식인 것이다.

상식은 고정관념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르게는 아집이라고도 부르고 싶다. 내가 아는 것이 상대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방과 나의 생각을 맞닿아 더 나은 사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깊게 빠져 상대의 다른 생각을 수용하는 데 너무 인색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틀렸다며 비판한다.

물론, 무조건 다른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의 다른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는 봐야’ 그것이 얼토당토않은 말인지, 고민해 봐야 할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의견과 생각이 다르고, 그것들이 충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되레 살아있는 사회라는 증거다. 생각의 다름이 없이 하나뿐인 사회가 바로 죽은 사회이고 경계해야 할 사회인데,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다만 문제는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귀결된다. 사람이 입은 하나지만 귀가 두 개인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오늘부터 해보자. 누군가 나와 조금 다른 얘기를 한다고 버럭 화를 내지도 말고, 고집을 피우지도 말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 우연치 않게 나의 고민과 걱정을 풀어줄 얘기를 듣게 될 수도 있으니까.

강기명 (경남도교육청 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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