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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610년 창원시, 미래를 묻는다 (3) 성장통-도시인프라

도시인프라는 갖췄으나 광역교통망 등 기대 못미쳐

기사입력 : 2018-12-17 22:00:00


통합 전 옛 마산 창원 진해 3개 시는 독자성장의 길을 걸어왔고 세 지역은 도로, 상하수도, 전기, 문화시설, 공공시설, 공원 등 도시 인프라에서 차이를 보였다. 시는 통합 이후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시민의 생활 격차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등 통합 효과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도시 인프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는 불균형 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상향 평준화를 추진하면서 통합 기반을 다졌다. 통합 이후 창원시의 도시 인프라는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 도시 인프라를 더 고도화하면서 통합시에 걸맞은 대중교통수단 도입과 같은 질적 개선까지 요구된다.


◆도시인프라 정책

통합 이후 역대 시장은 도시 인프라 구축 방향을 시정 방향을 통해 밝혔다.

통합 1기 시정은 ‘통합 인프라의 토대를 다진 시기’로 볼 수 있다. 초대시장인 박완수 시정(2010년 7월~2014년 2월)은 시의 비전을 ‘시민 모두가 잘사는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 내세웠다.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3대 프로젝트로 ‘창원 스마트’, ‘마산 르네상스’, ‘진해 블루오션’을 정해 역점 시책으로 추진했다. 지역별로 달라 주민 불편을 초래했던 상하수도 요금·주민세 등 각종 조례를 통일하고, 시내버스와 직행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영체제도 통일시켰다.

또 옛 창원에만 운영되던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마산·진해지역으로 확대했다. KTX 개통과 함께, 제2안민터널과 제2봉암교 개통을 추진하는 등 광역교통망을 확충하는 데 주력했다. ‘3무(無)·4강(强)’이란 복지정책을 펼쳐 ‘밥 굶는 사람, 집 없는 사람, 진학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고, 노인·장애인·보육·여성·의료 정책 강화에 힘썼다.

통합 2기 시정을 이끈 안상수 시장(2014년 7월~2018년 6월)의 시정은 ‘제2도약의 기틀을 다진 시기’로 해석할 수 있다. 안 시장은 ‘도약의 새 시대 큰 창원’이란 시정목표를 세워 ‘첨단산업시티 창원’, ‘해양문화시티 마산’, ‘국제물류시티 진해’를 발전전략으로 추진했다.

시민 삶에 스며드는 복지 실현을 목표로 추진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와 권익 증진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쳤다. 광역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광역시 추진, 첨단과 관광으로의 산업구조 재편, 문화예술특별시로의 도전 등 혁신적인 시정을 펼쳤다. 특히 “기계공업과 똑같은 비중으로 관광산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관광산업 육성 의지를 보이며, 관광진흥위원회를 출범시켜 관광상품 개발,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그에 걸맞은 인프라 확충에 역량을 모았다.

올해 지난 7월 1일 허성무 창원시장이 취임해 통합 3기 시정의 창원시가 출범했다. 허 시장은 시정 슬로건으로 ‘사람 중심, 새로운 창원’을 내걸었다. 공약사업 추진 방향은 3대 균형발전과 4대 도시발전을 더한 생동감 있는 무지개 전략이다. 3대 균형발전 전략은 권역별 정체성을 살려 경쟁력을 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산업경제 중심도시로 창원, 역사·문화예술의 중심도시 마산, 진해권역은 해양관광·항만물류 중심도시로 비전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4대 도시발전은 미래 먹거리 마련과 시민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도시인프라 구축

통합 시정의 일관된 정책 방향은 3개 도시의 균형발전에 역량과 의지를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다. 침체된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사업이 가시적인 성과 중 하나다. 창원시는 통합 이후 민간이 주도하던 지역 도시재생을 위해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행정 주도로 발전시켰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테스트베드와 도시재생선도사업 등을 통해 마산합포구 창동과 오동동 일원에 도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공적인 도시 재생을 이끌어 왔다. 창원시는 올해도 국토부 주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돼 오는 2023년까지 진해구 충무지구와 마산회원구 구암지구에 국비 등 총 400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도시재생을 이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시 인프라의 변화는 각종 결과물과 지표로도 나타난다. 우선 통합시에 최적화된 도로·환경 인프라의 구축이다. 시는 통합 이후 시가지의 상습정체 구간을 개선하기 위해 국도 25호선 대체 우회도로, 불모산 터널, 팔룡터널 등을 개통했다. 이번 시정은 북면 지개~동읍 남산, 북면 지개~함안 칠원 국도대체우회도로 등 내부순환도로망과 무학로~서마산IC, 성암로~용강교차로, 봉림택지~창원중앙역 등 북부순환도로망 구축을 통해 ‘창원 일주순환도로의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

둘레길은 창원과 마산, 진해지역이 개별적으로 만들거나 추진하던 것이 통합 출범 4년여 만에 모두 연결됐다. 시는 지난 2013년 숲속나들이길을 10.2㎞ 연장해 장복산에서 진해드림로드와 연결했다. 지난해 말 천주산 누리길(마재고개~굴현고개) 18㎞를 새로 개설해 무학산 둘레길과 숲속나들이길을 이었다. 또 안민고개~창원터널 인근 상점령을 연결하는 불모산 일대 둘레길 14㎞도 숲속나들이길에 포함시켰다. 여기에 바다 경관이 수려한 저도 비치로드 6.6㎞(구산면 저도), 원전 벌바위 둘레길 3㎞(구산면 원전)를 포함해 총 142.6㎞의 둘레길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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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는 통합시 전역으로 확대 구축됐다. 통합 전 옛 창원에서 누비자 2030대와 150개소의 터미널이 운영되던 것이 누비자 3932대, 270개소 터미널(지난해 말 기준)로 늘었다. 아울러 친환경 녹색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용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를 보급하는 등 친환경자동차의 시대에 맞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 밖에 도심기반시설도 상향 평준화됐다.

지난 2010년 6월과 지난해 말 대비 통합 전후 변화된 인프라 수치를 살펴보면, 녹지 및 쉼터는 343개소에서 529개소로 늘었고, 도로포장률이 69%에서 91.7%로, 도시가스 보급률은 67.7%에서 93.0%로 늘었다. 또 상·하수도 보급률은 96.3%와 93.7%에서 98.1%, 96.4%로 각각 늘었다.

창원시의 도시 인프라는 조금씩 향상되고 있지만 향후 도시 인프라 고도화와 통합시에 걸맞은 통합 시스템의 구축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예컨대 통합시 규모에 걸맞은 대중교통수단 도입과 체계의 개선은 해묵은 과제다.
메인이미지창원시 버스운행 수준을 인구 백만명 이상 대도시와 비교해보면 공급수준 지표인 인구당 운행대수는 중위 그룹에 속하고, 운행빈도 지표인 노선당 운행횟수는 하위권에 속한다.(창원시정연구원 ‘창원시 광역교통 SOC 비전 구상’ 정책리포트)
시는 통합 이후 대중교통체계를 다변화하기 위해 창원도시철도 건설 등을 추진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현재 시내 대중교통수단은 시내버스뿐이다. 시는 통합 이전 마산은 준공영제, 창원은 노선전담제로 각각 운영되던 것을 지난 2011년 노선전담제로 일원화한 뒤 현재까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해주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승객 만족도와 경영 효율성을 얻지 못하는 현실이다.

노선전담제는 버스업체들이 운행을 꺼리는 적자 노선에 대해 운송원가에 따른 적자를 지자체가 보전하는 것이다. 또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마산해안로와 창원 원이대로, 창원시청을 거쳐 진해구 석동(1단계)까지 총 30여㎞에 도시철도를 건설하는 창원도시철도 건설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지난 2014년 사업을 백지화한 뒤 대안을 찾지 못했다.

이번 시정은 간선급행버스(BTR) 도입과 시내버스 준공영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해 온 대책이라 실현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 이에 허 시장은 ‘신교통 추진단’을 설치해 대중교통을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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