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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86)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56

“그럼 누나 집에서 만나”

기사입력 : 2018-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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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는 서경숙에게 쇼핑몰을 좀 더 확장할 생각이라고 했다.

“옷 장사는 항상 변하지. 조만간 종합쇼핑몰로 전환해야 할 거야.”

서경숙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김진호는 얼굴을 찡그렸다. 서경숙은 쇼핑몰이 쉽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사실은 나도 그런 생각을 했어. 하지만 중국에는 경쟁회사가 너무 많아.”

사업의 실패와 성공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서경숙은 그를 지원해주고 있다. 서민은행에서 물러날 때쯤 케이랜드를 경영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를 일이었다.

“경쟁에서 이겨야지.”

“비상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 요즘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김진호는 사업이 커지면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었다.

“서두를 필요는 없어. 장사나 사업은 전쟁을 하듯이 하란 말이 있잖아? 완전히 준비가 이루어진 뒤에 시작을 해야 할 거야.”

서경숙은 김진호를 격려했다. 김진호는 사업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알았어. 나는 집으로 들어갈 건데 누나는 어떻게 할 거야?”

“나는 약속이 있어. 밤 10시나 되어야 집에 들어갈 거야. 집에서 한잔하자.”

서경숙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나갈 시간이 된 모양이었다.

“응.”

김진호는 서경숙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는 건물 앞에서 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산사는 한국의 기획사 대표 이진영, 중국에서 온 양제훈이 저녁식사를 하는데 자신이 통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 누나 집에서 만나.”

김진호는 산사와 통화를 끝내고 담배를 피워 물었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퇴근을 하고 태양이 빌딩 사이로 기울고 있었다.

‘내가 혼자가 되었네.’

어쩔 수 없다. 날씨가 더웠지만 혼자서 남대문 의류시장을 돌아다녔다. 남대문 의류상가는 밤에 더욱 활기를 띤다. 상가 골목이 어깨를 부딪치고 다녀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의류상가를 다니면서 여전히 시장이 분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김진호는 시장을 한참동안 돌아다니다가 명동으로 갔다.

명동에는 유명한 칼국수집이 있었다. 명동칼국수 가게는 변함없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에 매출이 얼마나 오를까?’

명동칼국수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명동칼국수 집에 올 때마다 하루 매출을 생각해 보고는 했다. 하루에 오는 손님이 천 명이 넘을 텐데 변함없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명동칼국수 맛을 흉내 내는 식당도 없다. 면이 부드럽고 국물도 시원하다. 많은 사람들이 명동칼국수를 흉내 내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김진호는 줄을 서서 기다린 뒤에 순서가 되자 칼국수 한 그릇을 맛있게 먹었다.

‘역시 최고야.’

칼국수도 맛이 있고 김치도 맛이 좋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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