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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한 허환구 이사장에 공단 내부·지역사회 '술렁'

마산야구장명칭사수대책위 분노

시에 항의하고 시장 면담 요청

기사입력 : 2019-01-16 22:00:00


속보= 허환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부임 첫날 간부회의서 쏟아낸 막말에 공단 내부는 물론이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마산지역 시민 비하, 프로축구 도민구단 폄하, 공단 직원에 대한 거친 농담, 그리고 성희롱성 언사까지, 허 이사장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자질론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16일 5면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간부회의서 막말 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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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남신문이 시설공단 직원의 제보를 바탕으로 허 이사장이 지난 2일 취임식을 겸한 간부회의 석상에서 한 발언들을 공개하면서 특히 마산지역 시민단체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창원시의 새 야구장 명칭에 ‘마산’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마산야구장명칭사수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6일 오전 창원시에 즉각 항의전화를 하고, 허성무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마산은 마산만의 역사와 전통이 있어 그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꼴통’ 취급하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에서는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허 시장과의 면담은 물론이고 책임 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간부회의 당시 “명칭은 창원이 들어가야 106만 도시가 홍보가 된다.(중략) 마산 사람 일부 맹목적인 그런 꼴통 사람들이 마산으로 하라 하는데, 이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프로축구 경남FC는 조기호 대표이사가 발언한 내용이 허 이사장의 입을 거치면서 내용이 왜곡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남FC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개의 도민구단 목표가 1부리그에 잔류하는 것인데, 우리 구단이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뒀고 올해도 그 성과를 잘 이어가야 해 걱정이 크다는 취지의 조 대표이사 말을 허 이사장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발언한 것 같다”며 “상당히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조 대표이사는 “어쨌든 경남FC 대표이사로서 이런 파문이 생긴 것에 대해서 도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허 이사장은 간부회의에서 “경남FC 대표이사가 고향 후배고 각별한 사이다. 김종부가 쓸데없이 2위 해가지고 피곤하다고 한다. 연봉 많이 달라 해서 대표이사가 죽을 지경이다. (중략) 도민구단은 꼴등만 피하면 되는데 난데없이 2등을 해가지고…(후략)”라고 폄하했다.

허 이사장이 창원시 공무원이던 시절 함께 근무했다고 밝힌 전 창원시 간부 공무원은 이날 본지에 전화를 걸어와 “(허 이사장이) 국장 재직 당시에도 조직 내 하급자들에게 말을 함부로 내뱉는 등 형편없는 언행 때문에 이를 여러 번 참은 공무원들이 많았다”며 “‘이럴 줄 알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사장 자리에서) 버틸 수 있겠느냐’라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공단 내부도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창원시설공단 한 직원은 16일 “부임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허 이사장에 대한 내부 여론이 썩 좋지만은 않았는데, 보도를 접한 뒤 공단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고 했고, 또 다른 직원은 “자부심을 갖고 공단에 근무 중인 상황에서 부임 보름밖에 되지 않은 수장이 막말 파문으로 보도돼 조직 일원으로서 수치스럽다. 빨리 조직이 안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이사장의 발언 내용을 본지에 제보했던 직원은 “동료 직원들은 막말이 나온 이후 ‘이런 사람이 이사장이라니 한심하다’, ‘공단 앞날이 캄캄하다’ 등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막말에 대한 책임을 꼭 물어달라”고 덧붙였다.

노창섭(정의당) 창원시의원은 “간부회의 영상을 입수해 보니 70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는 창원시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그것도 공식적인 회의 석상에서 해선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판단된다”며 “발언 내용이 악의적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분명히 문제가 있다. 언행을 조심하지 않으면 시정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허성무 시장은 이날 오전 허 이사장을 불러 막말 파문과 관련해 구두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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