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천 출신 소설가 김인배씨 지병 별세

비평가 찬사받은 중편소설 ‘물목’ 등 남겨

기사입력 : 2019-01-21 07:00:00
메인이미지


사천(옛 삼천포) 출신 소설가 김인배씨가 지난 19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1975년 ‘문학과지성’에 중편소설 ‘방울뱀’으로 등단한 뒤 젊은 시절 한국에서 촉망받는 소설가로 손꼽혔다. 등단 당시 ‘대기(大器)의 가능성을 숨겨온 신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1980년대 초반 이문열, 윤후명, 김원우, 손영목, 유익서, 김상렬 등과 30대 젊은 소설가 그룹인 ‘작가’ 동인을 결성해 활발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1982년에 발표한 고인의 중편소설 ‘물목’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아 ‘올해의 문제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소설은 우리말의 토속적 공간을 문체의 미학으로 형상화시킨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숨겨진 언어, 풍부한 토속어의 발굴 그 자체가 값지다기보다 그것이 소설 문장 속에서 획득하고 있는 경험적 진실성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란 것이 그 이유였다.

고인은 투병 중에도 지난해 11월 ‘열린 문, 닫힌문-첨성대 설계도의 비밀과 남산 입상불이 된 선덕’을 펴내며 창작 열정을 불태웠다. 특히 올해에도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 던 것으로 알려져 지인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달균 시인은 고인에 대해 “경남에서 생활하며 소설을 쓰는 작가가 드문데, 경남에 있으면서도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거의 유일한 작가였다”며 “한반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작품 발표를 10여년간 하지 않아 잊히기도 했지만 소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치열하게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이 많고 후배들을 잘 챙겨 따르는 문인들이 많은 선배였다”고 회고했다.

1948년생인 고인은 동아대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소설집 ‘방울뱀’, ‘하늘궁전’, ‘후박나무 밑의 사랑’, ‘비형랑의 낮과 밤’, ‘바람의 끝자락을 보았는가’ 등과 역사서 ‘일본서기 고대어는 한국어’, ‘전혀 다른 향가 및 만엽가’, ‘임나신론’ 등을 펴냈다. 진주 삼현여자고등학교 교사와 창신대학 문예창작과 외래교수로 재직했으며, 경남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 등을 통해 후학 양성에 기여했다.

빈소는 진주 센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21일 오전 10시다.

정민주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민주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