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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엉터리 항공기 소음 측정망' 고친다

환경부·한국환경공단 개선안 마련

항공기 소음 자동선별 시스템 도입

측정망 이전해 배경소음 유입 방지

기사입력 : 2019-01-29 22:00:00


속보=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환경부 항공기 소음 자동측정망에 주변 소음이 크게 유입되는가 하면 소음값 산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는 본지 연속 보도와 관련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소음 자동선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항공기 소음 측정·검증 과정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2018년 10월 25일 1면 ▲60억 들인 항공기 소음값 ‘엉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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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경남신문DB/

항공기 소음 측정망을 운용하고 있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경남신문 보도 이후 환경부와 협의해 항공기 소음 자동 측정망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선안에는 보도에서 지적된 △측정망 이전 설치 △항공기 소음 자동선별 시스템 적용 △이·착륙 정보를 활용한 측정 △중장기적 전문인력 충원 △자동측정망 주기적 관리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선 측정망에서 녹음된 소음 MP3 파일을 사람이 듣는 과정에서 정확한 선별이 어렵다는 지적과 관련해 항공기 소음 자동선별기능을 담은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운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민간항공기 이·착륙 정보를 제공받아 측정값을 확정할 때 활용해 정확도를 높이기로 했다.

항공기 소음 측정망에서 항공기 소음보다 차량·동물 소음 등 배경소음이 많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김해 초선대 측정소를 비롯해 전국 13개 지점의 측정망을 배경소음의 영향이 적은 곳으로 옮기기로 하고 고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류가 발생했던 웨클 계산 과정도 바로잡기로 했다. 공단은 MP3 파일을 근거로 산출되는 소음도 산출 수식에 소음이 측정되지 않은 날에도 ‘0’ 값이 포함되고, 실제 항공기 소음이 측정된 날이 아닌 한 달(31일) 전체를 수식에 잘못 적용해 값이 낮아진다는 지적과 관련해 올해부터는 ‘0’ 값을 배제하고 항공기 소음도를 산출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단은 지난 2011년 이후 줄곧 이 같은 수식 오류를 범해 항공기 소음 측정값을 실제보다 낮게 계산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항공기 소음 분석 인력을 충원키로 하고 환경부·기획재정부에 전문인력 증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현재 공단이 운용하는 전국 90개 항공기 소음 측정망에서 생성되는 1년 치 MP3 파일은 181만여개로, 단 9명의 직원이 소음 선별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항공기 소음뿐만 아니라 철도 소음, 도로 진동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분석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또 공단은 측정값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 측정망에 대한 정기·수시 점검을 통해 정확도 향상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제도 남았다. 오류가 있는 수식으로 작성돼 통계청에 발표된 통계를 수정하는 작업과 한국공항공사 공항 관제탑에서 항적운행정보를 제공받아 소음 측정에 활용하는 방안은 관련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환경공단 생활환경팀 관계자는 “보도에서 지적된 전반적인 내용을 올해부터 개선하기로 했다”면서 “엄격한 관리를 통해 정확한 소음 측정값을 산출해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해 3월 19일 환경부 항공기 자동측정망 문제를 처음 보도한 이후 측정망 통계, 활용, 예산 문제 등을 15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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