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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상남동 유흥가 호객행위 넘치지만 단속은 뒷짐

취재진에 호객꾼 10명 넘게 접근

불법전단, 무더기로 도로에 뿌려져

기사입력 : 2019-02-17 22:00:00


“노래방 안 가십니까? 아가씨 있습니다. 싸게 해 드릴게요.”

지난 14일 오후 11시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분수광장 맞은편 인도.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취재진 3명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이들의 주요 타깃은 서너 명씩 무리지어 다니는 남성 취객들이다. 팔을 잡아끌지는 않았지만, “됐어요”라고 거절해도 서너 차례 말을 연신 걸며 몸을 바짝 붙여 갈길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3차례 찾은 상남중심상업지구에서 취재진에게 접근한 불법 호객꾼 속칭 삐끼는 10명이 넘었다. 20대로 보이는 한 호객꾼은 상냥한 말투로 취재진과 눈을 마주치며 “선배님들, 아가씨들과 잠시 술 한잔하며 쉬었다가 가세요”라며 옷깃을 잡은 뒤, 거절 의사를 보이자 정색하며 툭 내려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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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새벽 2시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분수광장 맞은편 횡단보도에서 불법 호객꾼들이 남성 취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오후 11시께 같은 장소에서는 각종 불법 전단이 인도나 차도 가릴 것 없이 발에 차일 정도로 넘쳐났다. 전단 살포자들은 이 시각부터 본격 활동에 나서 1시간여 동안 셀 수 없을 정도의 전단을 무더기로 길거리에 뿌렸다. 패딩 점퍼를 입고 복부에 가방을 두른 한 남성은 왼손으로 전단 뭉치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한 번에 수십 장씩 도로에 버리듯 전단을 뿌리기도 했다. 주위를 의식하는 듯 고개를 좌우로 돌리기도 했지만, 그가 수백 장을 뿌리면서 거리 100여m를 도배하는 데에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경남 최대의 유흥가인 창원 상남동 유흥가 일대에 이처럼 취객들을 유혹하는 삐끼와 불법 전단 등 불법행위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뚜렷한 근절 대책도 마련되지 않는 데다 이를 단속해야 할 경찰과 창원시도 단속의 어려움을 핑계로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어 불법 호객행위는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흥업 관계자들은 특히 삐끼들이 고성을 지르지 않고, 신체접촉을 피하는 등 경찰의 단속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거나, 또 붙잡혀도 경미한 처벌로 인해 ‘호객→ 단속→ 처벌→ 호객’의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상남중심상업지구에는 390여 곳의 유흥업소가 영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30곳의 업소가 삐끼를 고용해 불법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단의 경우도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계도를 거쳐 장당 2만5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적발이 어려운 이유 등 단속이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따른다.

경찰과 창원시가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관내 불법호객행위와 불법 전단을 적발한 건수는 ‘0’이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불법호객행위로 업소 14곳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처분(과태료 11건·과태료 대기 3건)되는 수준에 그쳤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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