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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보낸 신호 놓치면 터진다

‘소리없는 공포’ 뇌출혈의 원인과 예방법

뇌출혈, 뇌동맥류 같은 뇌혈관 출혈로 발생

기사입력 : 2019-02-17 22:00:00


최근 한 연예인이 과거 뇌출혈로 5시간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업무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뇌출혈로 갑작스레 사망하는 사례들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공포인 뇌출혈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뇌출혈, 고혈압환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뇌출혈은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 출혈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질환으로 뇌일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갑작스런 의식장애나 이완성 반신불수 등이 나타나는 뇌졸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자발성 출혈과 외상에 의한 출혈로 나뉘어지는데 자발성 출혈로는 고혈압, 뇌동맥류, 뇌동정맥기형, 모야모야병, 뇌종양출혈 등으로 구분된다.

가장 큰 원인인 고혈압성 뇌출혈은 나이, 고혈압, 뇌경색, 관상동맥 질환, 당뇨 등이 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뇌출혈의 7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관련이 많다. 대부분 50대에서 60대에 주로 발생하며 성별의 차이는 거의 없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뇌내출혈을 초래해 약 40%의 사망률을 보인다.

뇌동맥류에 의한 출혈은 90% 정도가 뇌지주막하 출혈로 발생하며, 지금까지 살아오며 참을 수 없는 가장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상에 의한 출혈에는 두개골 내면과 경막(dura) 사이 어느 위치에서 출혈이 생기는지와 언제 생기는지를 기준으로 급성 경막하 출혈, 만성 경막하 출혈, 경막외 출혈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라도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방문해야

뇌출혈 환자의 50%가량은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없으며,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거나 하지가 마비돼 쓰러질 수도 있고, 손에 든 물건이나 수저를 갑자기 떨어뜨리기도 한다. 또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내민 혀가 한쪽으로 치우쳐 침을 흘리기도 한다. 그리고 갑자기 시야가 모호했다가 저절로 회복되거나, 눈앞이 깜깜해지거나 혹은 실명하는 수도 있으며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나 기절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뇌졸중협회와 영국보건부 등 다른 나라에선 FAST라 불리는 이런 경고신호를 기억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F(face, 얼굴) : 한쪽 얼굴 부위에 떨림과 마비가 온다 △A(arm, 팔) :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지거나 팔을 들어올리지 못한다. △S(speech, 말하기) : 발음이 어눌해지고 심하게 말이 샌다. △T(time, 시간) : 하나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송영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교수는 “대체로 일시적인 증상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즉시 알리지 않아 병원을 늦게 방문해 치료 후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증상이 나타나면 간과하지 말고 즉시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나 뇌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뇌출혈 등으로 인한 뇌졸중 환자의 20% 정도는 3개월 이상의 장기입원치료를 요하며, 15~30%는 중풍과 뇌기능 저하 등의 영구적인 장애를 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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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에 발견하면 후유증·합병증 줄일 수 있어

뇌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즉시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전문의들은 3시간 이내로 골든타임을 규정하고 있어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검사를 통해 조기에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뇌출혈 중 가장 치명적인 뇌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류가 터져서 발생하는데 과거에는 두피절개와 두개골판을 제거하는 개두술 후 파열된 동맥류에 대해 결찰술을 시행했으나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저선량의 혈관중재조영기를 통해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넣어 막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는 두피의 상처뿐만 아니라 두개골과 뇌에 대한 충격이 없는 ‘혈관 내 수술법’으로 과거 수술이 어려웠던 뇌동정맥기형과 동정맥루 등의 난해한 뇌혈관 질환들도 혈관 내 수술법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증상이 발생하기 전 조기에 뇌혈관질환을 발견한다면 이런 방법을 통해 큰 후유증과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으며 뇌출혈 발생 후 수술에 비해 일상생활로도 복귀가 가능하다.

중증 뇌출혈로 인해 한 번 손상된 뇌조직은 회복이 어려워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적절한 재활치료도 병행돼야 한다.

송영 교수는 “뇌의 어느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문제가 생겼는지에 따라 후유증이 달라지는데, 회복이 어렵기도 하고 회복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되므로 재활이나 훈련도 이런 차원인데 환자와 가족들의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고 주변분들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로 충분히 예방

뇌동맥의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뇌출혈은 앞서 말했듯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 방문시간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을 하는 게 제일 좋다.

뇌출혈은 결국 혈관에 얼마나 많은 부하(스트레스)를 주는가에 달려있다. 평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관리에 힘써야 한다. 앞서 말한 질환이 있다면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전자담배가 순수 니코틴만 있고 타르나 다른 발암물질이 없다고 각광을 받고 있는데,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게 되므로 혈관건강에는 여전히 해롭기 때문에 전자담배도 피해야 한다.

만성 성인병을 가지고 있다면 뇌CT나 MRI를 찍어보는 것도 좋다. 2018년 10월부터 뇌·뇌혈관질환 분야에 MRI가 건강보험이 적용돼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검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CT와 더불어 사전에 예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성인병도 줄이고 그와 동시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걸 전문의들은 조언하고 있다.

뇌출혈 환자들은 재발률 또한 높은데, 운 좋게 후유증 없이 퇴원해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이어가다 다시 재발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아무리 빨리 와도 손을 못 쓰게 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뇌출혈을 겪었던 환자나 뇌혈관질환을 주의받은 사람은 절대적으로 습관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송 교수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나 혈관중재가 가능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서 휴식, 손을 따거나 안정제와 같은 약을 먹어 시간을 지체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안 좋다.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해도 응급실 비용이 비쌀 거라는 이유만으로 외래로 방문해 진료대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응급실에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있게 상황설명을 해줘야 한다. 3시간 이내의 골든타임이지만 3분, 30분 만에 오면 훨씬 좋은 예후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도움말= 송영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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