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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들인 해수담수화, 원전 때문에 결국 먹는 물 포기 공업용수로

기사입력 : 2019-02-18 15:37:20


수돗물 공급을 두고 5년 동안 논란을 빚은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 사업이 결국 돌고 돌아서 100% 공업용수로 공급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물을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내용으로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 등과 '해수담수화 시설 정상화를 위한 협약(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검토 중인 협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하루 4만5000t의 물을 고리원자력발전소 냉각수로 1만t, 나머지를 울산 온산공단을 비롯해 원전 주변 지역 산업시설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것으로 두산중공업이 현재 가동이 중단된 해수 담수 시설을 재가동해 담수를 생산하면 수자원공사가 광역상수도망을 통해 공업용수를 산업단지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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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해수담수화. /부산시 제공 사진/

문제는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광역상수도망 건설과 적자운영에 따른 시설 운영비 등을 어느 기관에서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데, 부산시 입장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서는 광역상수도망 건설비와 운영비 등에 대해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와 수자원공사가 협의가 안 된 상태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해수 담수화를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비싼 생산단가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수 담수화 시설 운영비 절반을 차지하는 전기요금 감면 방안을 두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지난 2009년부터 국비 823억원, 시비 425억원, 민자 706억원 등 모두 1954억원을 들여 2014년 완공됐고, 하루 수돗물 4만5000t을 생산해 5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고 역삼투압 방식 담수화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고리원전과 11㎞ 떨어진 곳에 있는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방사능 오염 논쟁, 시설 소유권 해석, 운영비 갈등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1월 1일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한편, 이번 주 서울에서 부산시,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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