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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25) 제24화 마법의 돌 25

‘내가 이러면 안 되지’

기사입력 : 2019-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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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이 아름답고, 도시가 아름답고, 시청이 아름답고, 페인디스 레이디스의 주택과 공원이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 빅토리아 양식의 주택 7채는 지극히 아름다웠다. 밤에는 목로주점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맥주를 마셨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지?”

목로주점에서 서경숙에게 물었다.

“로스앤젤레스로 가야죠.”

목로주점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LA? LA가 아름다운가?”

“할리우드도 있고… 비벌리힐스도 있고… 해안도 있잖아요? 거기서 만날 사람도 있어요.”

“누구를 만나야 돼?”

“헨리 제임스요.”

“헨리 제임스는 왜?”

“휴대폰 기술을 개발한 사람인데 우리 삼일그룹도 휴대폰을 생산해야 하잖아요?”

“그렇지.”

“기왕에 LA에 가는 거 이 사람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만나는 거 쉽지 않을 거예요.”

서경숙은 휴가 중에도 사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여행 중에 잠깐 만날 수도 있지 뭐.”

이정식은 서경숙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서경숙은 전화를 하여 약속을 잡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을 보내고 LA로 갔다. 첫날은 LA 해안에서 수영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모래사장에 앉아서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비키니를 입은 젊은 여자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비키니를 입은 흑인과 백인 여자도 보고 비키니를 입은 동양여자도 보았다.

처음으로 맛보는 자유로움과 망중한이었다. 그러나 완전한 자유로움은 아니었다. 이정식의 머릿속에서 서경숙을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러나 강제로 그녀를 얻을 수 없었다.

방은 두 개를 잡았다. 운전을 할 때 그녀가 잠이 들면 붉은 입술에 키스를 하고 싶었다.

‘내가 이러면 안 되지.’

이정식은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이튿날은 할리우드대로를 구경하고 다운타운에서 헨리 제임스와 만나기로 약속한 카페를 찾아가게 되었다. 마침 비가 오고 있어서 이정식이 우산을 들고 서경숙이 그의 팔짱을 끼고 걸었다. 이정식은 서경숙이 팔짱을 끼자 기분이 좋았다. 걸음을 떼어놓을 때마다 그의 팔꿈치가 서경숙의 봉긋한 가슴에 닿았다.

서경숙도 그의 팔꿈치가 가슴에 닿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정식은 가슴이 설레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다운타운에서 이정식은 뜻밖에 딸 이동희와 마주쳐 깜짝 놀랐다. 딸은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에 다니고 있었는데 LA에서 만난 것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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