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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앱테크 라이프

앱껴야 잘살죠 앱으로 자산관리

기사입력 : 2019-02-19 22:00:00


오랜 경기 불황에 절약과 재테크를 더한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돈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현명한 소비로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을 실현하는 것이다. 아낄 것은 아끼면서 남부럽지 않게 사는 짠돌이들의 화려한 ‘짠테크 라이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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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를 둔 주부 이모(38)씨는 요즘 푼돈의 소중함을 절실히 체감한다. 남편의 홑벌이 월급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자녀들도 커가면서 지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대출금이나 각종 보험·통신·교통·학원비, 공과금 등 고정 지출을 제하면 수중에 남는 생활비가 그리 많지 않다. 저축은커녕 맞벌이를 할 때 모아둔 돈마저 야금야금 까먹고 나서야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씨는 “애들이 크면 맞벌이를 할 수 있으니 그동안만 버텨보자는 생각이었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짠테크를 시작하고 나니 당장 비상금부터 만들 수 있었고, 적지만 얼마씩 꾸준히 저축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하루는 ‘앱테크(앱+재테크)’로 시작된다. 앱테크는 스마트폰에 각종 ‘리워드형 앱(보상 앱)’을 깔고 앱에서 광고를 보거나 간단한 작업을 수행해 포인트나 현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출석체크’다. 이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주거래 은행의 앱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한다. 그가 이용하는 앱에서 출석체크를 하면 매일 5포인트씩 쌓인다. 누적 7일 출석 10포인트, 누적 28일 출석 100포인트 등 출석일수가 늘어날수록 포인트가 더 쌓인다. 날마다 주어지는 추가 적립 기회로 ‘돌림판’과 ‘뽑기왕’ 등 이벤트에도 참여를 하고, 어느 정도 포인트가 모이면 ‘캐시백’을 이용해 현금으로 찾는다.

그리고 각종 매장의 적립 포인트도 빠짐없이 적립한다. 이씨는 ‘모바일전자지갑(월렛)’ 앱을 이용해 동네 서점이나 마트 등 각종 할인·적립 카드를 등록해 이용한다. 많은 가게에서 전화번호 등으로 포인트를 간단히 적립할 수 있지만, 막상 포인트를 이용하려면 실물 카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앱에 카드를 등록하면 바코드 형태로 실물 카드를 대체할 수 있었다. 또 이 앱으로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에서 발행하는 할인쿠폰도 활용한다. 할인율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한 잔에 4300원 하는 아메리카노는 3300원에, 4900원짜리 햄버거 세트는 3300원에 구매하는 등 다양한 제휴사의 혜택을 쏠쏠히 챙긴다.

아울러 ‘모바일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을 사고 파는 앱도 이용한다. 몇 번의 손가락 터치만으로 자녀들이 좋아하는 통닭과 피자, 간식 등 대부분 상품을 정가에서 10~2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이씨가 최근 유용하게 이용하는 앱은 ‘동네 직거래 앱’이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나 카페 등은 직거래를 찾기도 어렵고 택배 거래를 주로 하는 탓에 이용이 꺼림칙했지만, 이 앱을 이용하니 주변 이웃들과 직거래로 다양한 중고 상품의 거래가 가능했다.

이씨는 최근 필요 없는 육아용품을 중고로 처분하고, 그 돈으로 선뜻 구매가 망설여졌던 스팀청소기와 커피머신을 중고로 들였다. 또 아이들 장난감이나 다른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품은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내놓는 한정 특가 상품을 되도록 구매한다. 커머스 업체들이 정해진 시간에 한정 물량을 특가에 판매하고 있어 이른바 ‘득템’을 노리는 것이다. 이씨의 하루 마무리는 단연 앱을 이용해 하루 지출을 기록하고 가계부를 정리하는 일이다. 가계부를 적으며 월 지출 한도를 정해놓고 목표 달성에 문제는 없는지, 날마다 불필요한 소비는 없었는지 살핀다.

그리고 잠들기 전 모바일 적금 상품을 통해 한 푼씩 아끼고 모아 저축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고 보람을 얻고 다짐을 이어간다. 이씨는 “금융권과 온라인 쇼핑몰 등 각종 앱을 통해 출석체크를 하고 이벤트를 활용하니 휴지나 샴푸와 같은 생필품은 거의 공짜로 얻는다. 요즘 생활비로 매월 25만원 정도를 더 절약해 저축을 한다”며 “그동안 재테크는 남의 일 같았는데 요즘은 나만의 짠돌이 재테크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이씨의 이야기는 비단 개인의 사연이 아니다. 최근 ‘짠테크’가 주목을 받으며 관련 커뮤니티의 회원 수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커뮤니티는 포털 네이버의 ‘짠돌이부자되기’(회원수 16만9000명), 다음의 ‘짠돌이’(회원수 75만1000명) 등이 있다. 이씨도 이 카페의 회원 중 한 명이다. 여기에서 많은 이들의 절약 수기를 확인할 수 있다. 한푼씩 아끼고 모아 내 집 마련과 자차 마련, 부모님 모시고 효도여행 다녀오기 등 목표를 이루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있다는 사연들이다. 저마다 공통점은 ‘생활 속 절약’을 실천하고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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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지갑= ‘시럽월렛’

‘시럽월렛’은 모바일 전자지갑 앱으로 각종 카드 등록과 멤버십 발급 및 이용, 제휴사의 할인 쿠폰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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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벌이= ‘캐시워크’, ‘캐시슬라이드’

‘캐시워크’는 만보기처럼 걸음 수에 비례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리워드형 앱이다. ‘캐시슬라이드’ 앱은 스마트폰의 잠금화면에 광고를 띄우는 대신 잠금을 해제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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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직거래= ‘당근마켓’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에서 만나는 마켓’의 준말로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 앱이다. 자신의 동네나 그 근처의 동네에서 중고물품의 직거래가 가능하다. 앱 내의 메신저를 통해 직거래가 이뤄지며 수수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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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상품권 거래= ‘기프티윈’

‘기프티윈’은 모바일상품권 거래 앱이다. 사용하지 않는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해 입금받기도 하고, 다른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다. 판매나 구매를 기프티윈이 직접중개하고 소비자 간 직접거래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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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적금=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앱은 크지 않은 금액을 차츰 키워나갈 수 있도록 ‘26주 적금’과 ‘세이프박스’ 등 차별화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26주 적금’은 최초 납입금액을 매주 증액하는 소액형 적금이다. 1000원으로 시작했다면 다음 2000원, 그다음 3000원 식으로 적립액이 늘어나는 상품이다. 매일·매주·매월 등 원하는 주기에 따라 자유적금도 가능하다. ‘세이프박스’는 입출금 통장 잔고 중 일부를 계좌 속 금고에 넣어두는 것으로, 하루만 맡겨도 일정 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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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가계부= ‘뱅크샐러드’, ‘브로콜리’

‘뱅크샐러드’와 ‘브로콜리’는 대표적인 개인자산관리 앱이다. 은행, 증권, 카드 등 금융권에 흩어져 있는 자산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통합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 개인별 소비 패턴 파악에 특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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