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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27) 제24화 마법의 돌 27

‘내가 이러면 안 되지’

기사입력 : 2019-0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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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전자 미국회사에 근무하고 있었으나 한국의 삼일전자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많았다.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모든 가전제품을 생산하면서 품질을 향상시키고 세계의 전자제품들과 경쟁을 하느라고 바빴다. 이정식은 항상 삼일전자 제품이 한국 최고의 제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는 전자제품뿐 아니라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휴대폰 접속기술은 CDMA와 FDMA로 나뉜대요. 어떤 게 중요한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는데 자기들은 CDMA가 대세라고 말하고 있어요.”

“우리와 상관이 있나?”

“우리가 휴대폰을 생산하려면 이 기술이 반드시 필요해요. 특허를 냈기 때문에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면 로열티를 내야죠.”

서경숙은 휴대폰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에서 말하는 연구진과 통화도 자주했다.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뭐야?”

“투자를 원해요?”

“얼마나?”

“백만 달러요.”

“지금 당장?”

“다른 사람들이 먼저 계약하면 소용이 없어요. 서울에 돌아가 우리 연구진과 상의해 보는 게 좋겠어요.”

“그래.”

이정식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전 세계는 이제 이동통신시대에 접어들려고 하고 있었다. PC통신이 인터넷으로 바뀌어가고 광통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정식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서경숙과 며칠 동안 여행을 한 것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내가 이러면 안 되지.’

이정식은 고개를 흔들었다. 딸을 생각하자 서경숙과 어떤 관계를 맺든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정식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서경숙에 대한 마음을 접었으나 거리를 두고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서경숙도 한국으로 돌아왔다.

‘서 비서 같은 아가씨를 며느리로 삼았으면 좋겠구나.’

이정식은 생각을 바꾸었다. 아들이 서경숙과 사귀었으면 싶었다. 그런데 뜻밖의 복병이 나타났다. 딸과 아내가 그들이 교제하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한 것이다.

“아빠 애인을 오빠에게 시집보내려고 그래요?”

딸이 맹렬하게 반대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아빠가 서 비서를 조금이라도 품고 있었으면 옳지 않아요.”

딸과 아내가 반대하는데 굳이 교제를 추진할 까닭이 없었다. 딸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들도 서경숙에게 집착하지 않았다.

삼일그룹은 휴대폰 생산설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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