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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오피스텔 사기범' 필리핀서 붙잡혔다

현지 경찰 “절도 혐의로 조사중”

한국 송환까지는 시간 걸릴 듯

기사입력 : 2019-02-26 22:00:00


지난해 수십억원대의 창원 대형 오피스텔 이중계약 사기 사건을 주도하고 해외로 잠적한 공인중개사가 필리핀에서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했던 공인중개사가 잠적 6개월 만에 검거됐지만 한국으로 송환돼 관련 수사를 받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해 8월 오피스텔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수십억원을 챙겨 해외로 도주한 혐의(사기, 사문서 등의 위조·행사)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공인중개사 A(57)씨가 필리핀에서 검거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필리핀 마닐라의 한 상점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다 현지 경찰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A씨가 무슨 물건을, 왜 훔쳤는지 등에 대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픽사베이/

앞서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2개의 대형 오피스텔을 무대로 집주인 명의의 전세계약서를 위조해 전세계약을 하고, 집주인과는 월세계약서를 작성한 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보내면 집주인에게 입금이 잘못됐다며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피해자 150명으로부터 68억원을 가로채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임대인이나 임대인 가족 행세를 하며 범행에 가담한 공범 B(57)씨는 지난해 8월 구속됐다.

A씨가 현지에서 검거됐지만 현지 추방 뒤 한국 송환 절차와 이후 수사를 통해 어떤 혐의를 적용받을지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피해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20~30대 학생과 직장인들로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피해자 일부가 소송에 들어간 경우도 있지만, 임대인들은 물론 현재 해당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들 대부분이 우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지켜보면서 거주하고 있다.

수천만원의 재산 피해를 본 20대 세입자는 “피해를 당한 이후 막막한 상황이다”며 “당장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A씨가 한국에 온다고 해도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붙잡히기는 했지만 현지에서 어떤 법적 처분을 받을지, 언제 한국으로 신병을 인계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다”며 “신병 인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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