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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신공항, 왜 영남권만 차별받나- 김한근(부산본부장·부장)

기사입력 : 2019-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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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남권 신공항 소리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난다. 선거 의식해 제발 정치논리 그만하라.” 경남과 부산을 비롯해 영남권 5개 지자체 지역에서 하는 소리들이다.

시간은 25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1994년 초에 경남과 부산지역 상공계 일부 의원들이 미래에 새로운 김해 신공항이 필요하다며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6년 7월 부산상공회의소 의원 70명이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말 부산을 방문한 노 대통령이 이용섭 건교부 장관에게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검토할 것을 지시해 발단이 됐고, 경남·부산·울산·대구·경북 단체장의 합의에 이어 5개 지역의 상공회의소 회장이 결의해 상공계 유치협의회가 구성됐다.

이렇게 시작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됐고,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입지 선정 용역이 발주됐다. 그러나 동남권 35개 후보지가 가덕도와 밀양으로 압축돼 대구·경북이 밀양 지지 1000만 서명운동에 돌입함으로써 동남권 신공항은 갈등과 논쟁에 휩싸여 10년 허송 세월을 보냈다.

최근 부산 대개조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경제인 초청 오찬 간담회 만찬 자리에서 신공항이 영남권 5개 시·도의 뜻이 모아지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고, 지자체 생각들이 다르면 총리실에서 검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동남권 신공항 추진의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기자는 수도권에 묻고 싶다. 이 작은 나라에서 유럽과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은 인천공항 외엔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왜 수도권만 혜택을 봐야 하나. 영남권 인구가 1년에 350만명이 장거리 노선을 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간다. 4000억원을 길거리에 버리고 있다.

또 동남아 여행객들은 김해공항 아침 6시대 도착을 위해 현지 공항서 6~8시간씩 아무런 대책 없이 허송세월을 보낸다. 여행 일정이 수도권은 3박4일이고, 영남권은 3박5일이다. 왜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세금 내는데 영남권만 차별 대우를 받아야 하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문재인 대통령이 실상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 정말 다행이다. 신공항이 수도권 공화국으로 갈 것이냐, 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의 나라로 갈 것이냐를 판가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 흔들기에 굳건히 버텨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부산도 앞으로 영남 5개 시·도와의 의견 조율 과정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논리 개발에 매진하는 것이 급선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전체 영남권 주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세워야 한다.

김한근 (부산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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