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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봄, 희망, 한반도 평화…-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기사입력 : 2019-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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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띠 새해를 맞으며 저마다 소망과 복을 빌었고 만사형통을 기원했다. 정월 대보름날 달집도 태우고 지신밟기로 공동체의 화합과 풍년을 기원하기도 했다. 우리는 봄을 맞이하며 각자가 편안하면서 기쁨이 있는 생활을 바란다. 생활 속의 기쁨은 복의 원천이다.

몸이란 무엇일까?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몸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려 하지 않았다. 몸은 오욕칠정 (五欲七情), 즉 다섯 가지 욕망과 사람의 오관을 통해 일어나는 일곱 가지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외계의 사물에 대하여 반응한다. 따라서 수도자의 삶이란 수행생활을 통해서 오욕칠정을 뛰어넘어 끊임없이 성찰하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치에 맞게 규칙적인 생활로 자신의 몸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하듯 우리는 늘 삶속에 몸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며, 이를 위해 각자는 명상을 하고 나아가서는 종교생활로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봄이 왔다. 우리지역 벚꽃 개화 시기도 앞당겨질 모양이다. 한반도 평화의 봄도 그래야 하는데 아쉽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비롯한 통 큰 합의를 기대했지만 뒷날로 미루어야 했다.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더 큰 희망으로 돌아올 것이다.

정부는 향후 있을 평화경제론에 입각한 남북경제 협력을 활성화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것이다. 더불어 이에 대한 국내외 소통을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국민들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처럼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면 희망이 아니겠는가?

중국 출신 작가 ‘루쉰’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 희망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생겨나는 것이 희망이다. 희망은 희망을 가지는 사람에게만 존재한다.

올해로 삼일절 100주년을 맞았다. 삼일절 민족대표 33인은 종교지도자들이었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7개 종단 대표가 모여 “3·1운동 정신, 한반도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민족의 해방 의지가 전국 방방곡곡 전개되었고 경남의 3·1운동은 가장 치열한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경남도청 광장의 ‘함께 이룬 100년, 함께 여는 경남 100년’이란 슬로건 아래 삼일절 기념식에서 숙연한 마음으로 경남도민과 함께하였다. 백 년 전 그날 만세의 함성은 희망이었고 앞으로 함께 할 100년은 평화의 바람과 희망의 물결이 되어 번영으로 이어 나가기를 소망한다. 식민지시대를 넘어 해방이 되었으나, 분단되어 살아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오랜 숙원이며, 한민족의 소망이다.

새봄을 맞으며 캠퍼스는 새내기들로 활기가 돋고, 자연의 섭리처럼 우리도 몸과 마음으로 개강을 준비하고 새 학기를 맞이한다. 캠퍼스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한반도에도 소통과 공감으로 평화의 희망을 채우자.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서로 소통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몸과 마음가짐이 바른 사람은 비로소 소통할 수 있고 깊은 생각으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소통은 일방향이 아니고 양방향이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도 부디 서로 소통하고, 상대편의 입장을 공감하여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의 봄을 가져오기를 희망한다.

정규식 (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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